복지부·식약처 고위공직자 31명·7명 '재취업'
국회, 유관기관 현황 공개…관피아 부정적 시각 vs 전문성 활용
2014.05.12 20:00 댓글쓰기

최근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이른바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 등 관료 출신 재취업자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의약계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드러나고 있다.

 

앞서 해수부 출신 관료들이 ‘낙하산’ 형태로 유관기관에 재취업함에 따라 객관적인 관리·감독 능력이 취약해졌고, 결국 세월호 사건을 야기 시켰다는 사회적 비난이 크게 쏟아진바 있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최근 국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의약계에서는 현재 보건복지부 31명, 식약처 7명 퇴직자들이 유관기관에 재취업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이 17개 정부부처로부터 제공받은 4급(서기관) 이상 퇴직자 재취업 자료에 의하면 총 31명의 보건복지부 출신 관료들이 유관업계에 진출해 있다.

 

소속 기관은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연금공단,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대한적집자사,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국립중앙의료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으로 다양했다.

 

이들 직위는 총무이사, 급여이사, 기획이사, 본부장, 사무총장, 원장 등 주요보직이 주를 이뤘다.

 

특히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박용주 원장은 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정책 실장,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류호영 원장은 복지부 사회서비스정책관 출신으로 각 기관 대표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이찬열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식약처 출신 7명의 퇴직공무원이 유관기관에 재취업했다.

 

이들 7명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한국식품산업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대한화장품협회에 몸을 담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받은 2005년부터 2014년 4월까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4급 이상 식약처 퇴직자 93명 중 89%인 83명이 유관기관에 재취업했다.

 

유관기관 중에는 의약품, 의료기기 등 안전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기관들이 다수 포함돼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반면 복지부, 식약처에서 학계 및 의료계 등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있다.

 

손건익 前 복지부 차관은 지난해 국민대 석좌교수로, 김성호 前 복지부 장관은 올해 조선대 석좌교수에 임명됐다.

 

또 노연홍 前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비서관은 가천대 부총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강윤구 前 심평원장은 동국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울러 한문덕 前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길병원 행정원장, 이종구 前 질병관리본부장은 서울대병원 대외정책실장에 임명된바 있다.

 

이처럼 정부 관료 출신들이 유관기관 주요보직에 몸담음으로써 폐해가 누적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 관료의 재취업에 따른 긍정적 기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뒤따른다.

 

제약계 관계자는 “퇴직자들의 재취업 문제와 관련해서는 재취업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그 사람이 전문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라고 보는 것이 옳다. 수십 년 동안의 전문 경력과 지식을 활용한다면 해당 기관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낙하산 인사가 행해지지 않도록 투명한 검증 방법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이들이 편법을 저지르지 않고 원칙을 잘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은 문제가 계속 답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분야는 과학적 데이터를 토대로 허가받고 사용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안전을 등한시해서는 살아남기 불가능한 산업이다. 산업 자체가 아직 성장 단계에 있는 만큼 ‘관피아’라 불릴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만큼 관료 출신들이 업계에 포진된다면 오히려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관료 출신이 아니고서는 전문가를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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