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선발시 폭압·불합리한 관행 근절돼야'
2012.01.27 05:55 댓글쓰기
전공의들이 그동안 전공의 선발과정에서 관행적으로 행해졌던 '어레인지(arrange)' 제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전공의 선발 과정에서 병원의 폭압과 불합리한 관행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면서 “이에 대한 규제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전공의는 노동자가 아니라 피교육자이다. 병원이 노동법에 맞춰서는 피교육자이기 때문에 노동법 적용은 무리라며 전공의 선발과정에 있어서는 병원 월급을 받는 노동자이기 때문에 전공의 선발에 자율권을 갖는 것이 마땅하다는 병원의 주장은 이율배반적 행태”라고 비난했다.

대전협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S병원(재활의학과, 정형외과)과 R병원의 2012년도 레지던트 선발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사례로 들었다.

S병원은 전공의 선발고사 65%, 인턴성적 20%, 면접 10%, 선택평가 5%의 비율로 배점기준을 정해 겉보기에는 매우 공정해 보이는 전형으로 꾸몄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

대전협은 “경쟁상에서 피해자들은 전공의 선발고사, 인턴성적 합계만으로 현재 합격자와 8~9점, 7.8점 정도 앞선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단지 면접과 선택평가의 15%만으로 이런 점수 차를 뒤집은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면접이라는 것은 매우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전형”이라면서 “이런 주관적인 전형에서 최소 점수 배치 없이 다른 전형을 무시할 수 있는 점수차를 배분한다는 것은 사회적인 통념상 불공정 선발”이라고 주장했다.

R병원의 경우 경영난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멀지않은 거리에 서울 강북에서 나름 입지가 탄탄한 S병원이 있기 때문에 환자 군이 중복되며 공익단체이기 때문에 의료보조인들의 급여나 복지가 여타 병원에 비교해 높다는 얘기가 많았다.

이 R병원 외과에서 전공의 모집 2일 전 2012년 외과 1년차 전공의 모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T.O가 취소된 것도 아니고 T.O가 확보된 상태에서 단지 경영상의 이유로 전공의 모집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외과의 만성적인 인력난으로 R병원 외과 의국은 1년차 모집을 위해서 공을 들여왔다. 그래서 1명의 수련의가 지원할 예정이었지만 지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즉 병원의 횡포로 수개월 고민해서 결정한 개인의 진로를 망친 것이다.

더욱이 현재 수련 중인 R병원 외과 전공의들은 분개하고 있다.

1년차가 들어오지 않으면 수련의 질은 떨어지고 당직에 있어서도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전협은 “지금 수련 중인 외과 전공의들은 이동수련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이동수련 요건에 충족되지 못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경영상으로 전공의 수련환경 조성을 할 수 없다면 수련병원 지정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적으로 전공의가 한명도 없는 병원이 돼야 하지만 현재 신임평가 규칙상 이런 상황을 제약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질책했다.

대전협은 “1만7000명의 전공의를 대표해 폭력적인 병원의 월권행위에 분노, 이 같은 사례를 취합해 전공의는 물론 의대생들과 공유해 병원선택을 할 수 있게 정보를 오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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