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은 음식이 쉽게 상하는 한여름에 유행하는 질병으로 여겨지지만, 겨울도 감염을 안심할 수 없다. 사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겨울에 기승을 부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7~2021년 연평균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54건(약 4990명) 중 무려 40%가 겨울에 집중됐던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크기가 매우 작은 바이러스다. 사람 간 전파가 일반적이며 오염된 음식물을 통해서도 감염된다.
가축이나 쥐도 감염되는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가 지난 2019년 국내 반려견의 분변 및 혈청에서 처음으로 노로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적은 수로도 강한 감염력을 발휘하는 노로바이러스는 항체 유지 기간이 짧으며 바이러스 침투를 경험한 인체는 면역 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만들어낸다.
다만 항체 유지 기간이 짧기 때문에 한 번 식중독을 앓았더라도 다시 노출되면 재감염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하루 또는 이틀 동안 잠복기가 이어진다.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발열, 근육통이 오고 심하면 탈수 증세를 동반한다.
대부분 2~3일 이내 자연 치유되지만 일본 등 해외에서는 기저질환을 앓던 고령자가 목숨을 잃은 사례도 있다. 치료를 위해 일반적으로 수분을 공급해 탈수를 예방하는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하며 탈수가 심한 경우 수액 공급이 필요할 수 있다.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감염 예방, 철저한 ‘개인위생’ 중요
구랍 23일 질병관리청이 전국 208개 표본감시기관을 통해 집계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지난해 11월 13∼19일 70명에서 구랍 11∼17일 156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에서도 활동하고 세균과 달리 겨울철 온도가 떨어지면 오히려 생존 기간이 길어지므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식중독은 대체로 상한 음식만 조심하면 된다고 여기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음식 섭취는 물론 사람 간 접촉을 통해서도 전파된다.
또 단 10개 정도의 입자만으로도 감염될 정도로 전염력이 높지만, 로타바이러스와는 달리 특별한 백신이 없어 평소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음식물을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해수에 오염된 어패류나 신선하지 않은 음식을 날로 먹지 않도록 조심한다. 요즘 제철인 생굴이나 과메기를 먹을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굴 등의 어패류는 중심 온도 85℃에서 1분 이상 익히면 노로바이러스가 사멸하므로 가급적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소독되지 않은 지하수도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되기 쉬우므로 끓여서 사용해야 한다. 과일 및 채소류는 깨끗한 물에 충분히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씻고, 조리 기구는 열탕 소독하거나 살균소독제를 이용해 소독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입자가 작고 표면 부착력이 강하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철저한 손 씻기가 기본이다. 비누 등 세정제를 이용해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손가락과 손등, 손바닥 등을 구석구석 꼼꼼하게 씻길 권한다.
주변 청결 유지도 필수다. 환자의 분변이나 구토물, 침, 오염된 손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화장실 안팎과 변기, 문 손잡이 등은 알코올 소독제 등을 사용해 수시로 닦아내야 한다.
올겨울 해외여행을 계획했다면 예방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다.
해외여행자가 급증하는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식중독 감염이 계속되는 만큼 해외로 나갈 때는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좋다.
어린이집이나 학교, 군부대, 요양시설 등 사람이 밀집된 장소에서는 특히 개인위생을 철저히 유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