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진 비대면 진료, 도대체 누구를 위한 원격의료인가
강태경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장
2023.12.11 07:49 댓글쓰기

지난 12월 1일 보건복지부는 차관 명의로 그 동안 대한의사협회와의 협의 결과였던 재진 환자 중심 비대면 진료에서 벗어나, 초진 비대면 진료 허용 대상 시간과 지역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 방안은 환자 안전 도외시" 


정부 방안은 환자 안전을 도외시한 매우 위험한 방안이며 의료법상 의사는 국민보건 향상을 이루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 확보에 이바지할 사명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 법령에서 부여한 사명으로 이번 정책에 끝까지 반대할 것이다.


 진찰은 문진, 시진, 타진, 촉진 등을 통해 환자 용태를 듣고 관찰해 병상 및 병명을 규명 및 판단하는 것으로, 정부 방안에 따른 비대면 진찰은 상기 정의에 따르면 불완전 진찰이다. 


불완전 진찰에 따른 환자 안전에 대해 과학적으로 규명된 사실은 없다. 따라서 과학적 방법을 통해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사로서 객관적 증거로 확립되지 않은 진단과 치료 방식에 동의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시범사업이라고 하더라도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환자 안전을 중요시하는 과학적 토대 위해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정부는 명심하기 바란다.


정부는 코로나19라는 극히 예외적인 상황을 정상적인 상황으로 확장해 생각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백신 및 약제와 더불어 행정절차에 대한 임상시험 절차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채 국민에게 직접 임상시험 및 치료에 임했다는 사실이 앞으로 나올 백신이나 약제, 여러 행정절차도 과학적인 임상시험이 없거나 축소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님을 정부는 주지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의원 중심 합의, 비대면진료 불안전성 있지만 만성질환 위험성 높지 않다고 판단"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비대면 진료 원칙에 있어 의원 중심 운영을 합의한 바 있다. 급성질환보다는 진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에 타깃팅하겠다는 의미다. 


그래서 비대면 진료로 인해 문진, 시진, 타진, 촉진 등에 불완전성이 있다고 해도 그 위험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되기에 정부와 이런 안(案)을 합의하게 된 것이다. 


만성질환의 재진에 한정해 여러 과학적 데이터가 쌓이는 게 우선일 것이다. 합리적인 순서가 있음에도 정부는 무엇이 급해서 이런 안전에 관련한 문제를 도외시하는가? 


정부는 초진 진찰 가능 여부를 담당의사에게 뒀는데,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돼 있는 상황에서 담당의사에게 초진 진찰을 거부당한 환자는 대면 진찰을 하러 올 것이 아니라 비대면 진찰이 가능한 의사를 찾을 때까지 무한 닥터 쇼핑을 할 것이다. 


또한 비대면 진찰을 거부한 의사에 대해 댓글 등 여러 온라인상 도구를 통해 보복 아닌 보복을 할 것임은 지금의 의료 상황을 보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이다. 


오히려 초진 여부를 담당의사에게 둬 오진의 위험성을 개별의사에게 미루는 매우 나쁜 행정을 정부는 하고 있다. 


정부는 초진 진찰이 가능한 지역에 응급의료 취약 지역 개념을 산입했는데, 이 말은 응급의료 취약 지역 환자의 경우, 초진을 넘어 응급의료까지 비대면으로 하겠다는 개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위험한 진료 행태의 나쁜 결과는 초진을 수용한 담당의사에게 전이시킬 뿐이다.


한편, 정부는 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진료는 비대면이 가능하게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지 않는 약 배송은 비대면이 불가하게 해, 그 의도를 알기가 매우 어렵다. 


약국 내 환자 확인, 복약지도, 약 수령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아 부득이 약국내 비대면이 어렵다면 진료 내 환자 확인, 진단 및 처방 과정의 안전성은 전술한 바와 같이 검증이 되었는지 묻고 싶다. 


환자가 불가피하게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왜 의원 옆에 있는 약국은 굳이 방문하고 줄을 서서 약을 타야 하는 상황이 있는지, 그것이 어떤 의학적 상황인지, 정부는 설명해야 한다. 

 

오히려 원격의료의 시작이 진료가 아니라 약 배송부터 시작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가? 


환자 확인과 복용 지도를 금융인증 시스템과 온라인 약 복용 설명서와 함께 복용 설명 동영상으로 대체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그 안전성을 확인한 다음, 제일 중요한 진단 과정을 비대면으로 적용할지 여부를 확인해야 되지 않을까.


정확한 환자 확인과 환자의 안전성,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추구해 온 우리 의사는 이번 정부의 방안은 이런 것과는 관련이 없다고 다시 강조한다. 


오로지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플랫폼 업체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정부는 설명해야 한다. 


"의사는 환자 얼굴도 제대로 확인 못하는데 약사는 반드시 약 타러 온 환자 얼굴 확인"


또 의사는 환자 얼굴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는데, 약사에게는 반드시 약 타러 온 환자 얼굴을 확인해야 하는 이런 시스템이 과연 누구를 위한 원격의료인 지 정부는 답해야 한다. 


원격진료 효능과 안정성은 검증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정부 시범사업을 보면 의학적 논리에 따라 잘 설계된 것이 아닌 누구 입김에 의해 이랬다, 저랬다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것의 결과 또한 온전한 편견(bias) 없이 판단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이런 진료와 의료는 우리는 수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진료 행태를 기어이 추진한다면, 이로 인한 모든 악결과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최종적으로 진료 가능 과정을 승인한 정부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 


또한 이런 정부의 총 책임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및 박민수 차관에게 있다는 것이 역사에 반드시 기록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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