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합병증 예방 위한 ‘당화혈색소 관리' 중요”
유용성 누네안과병원장
2017.09.15 12:33 댓글쓰기


[특별기고]당뇨는 미세혈관계에 문제를 일으키는 대사성 질환이다. 이로 인해 우리 몸의 각종 혈관과 신경이 손상되고, 합병증이 발생한다.

특히 수많은 미세혈관이 모여 있는 눈은 당뇨와 같은 질환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의 주요 합병증 가운데 하나로 망막 모세혈관이 막혀 저산소증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증식해 혈관 주위에 부종과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이자 황반변성, 녹내장과 함께 실명의 3대 원인 중 하나다.

당뇨망막증은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가 서서히 진행, 시세포가 밀집돼 있는 황반에 문제가 생기면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때문에 환자들은 당뇨망막병증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단순한 노안으로 오해하고 방치하며 이후 황반부종, 망막출혈 등으로 인한 자각증상이 생기면 안과를 방문하게 되는데, 증상이 나타난 뒤에 오면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다.

누네안과병원에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설문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진단 후 합병증 증상을 느끼기 전에 검사를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 고 대답한 사람은 절반 수준인 56%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제 1형 당뇨를 제외한 제 2형 당뇨는 정기적인 건강검진 등을 통해 고혈당 또는 요당 소견을 받고, 내과에 내원해 공복혈당, 경구 당부하 2시간 후 혈당 확인 등으로 확진받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증상 환자가 우연히 받게 된 안과 검진을 통해 당뇨망막병증을 진단받아 역으로 내과 검진을 받고 당뇨병을 진단받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조기에 당뇨망막병증을 발견하면 간단한 레이저 및 약물로도 치료가 가능하고 좋은 예후를 보이기 때문에 무증상의 당뇨환자 및 당뇨병을 진단받은 적이 없더라도 40세 이상의 성인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당뇨 환자들은 공복혈당(126 mg/d L 이상), 식후 2시간 혈당(200 mg/d L), 그리고 당화혈색소(6.5%이상) 세 가지를 점검하는데 혈당관리 만큼이나 신경 써야 할 것이 바로 당화혈색소 수치다.

공복혈당, 식후 2시간 혈당은 검사 시점의 혈당만을 알 수 있는 반면에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간의 혈당관리 정도를 반영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혈당이 얼마만큼 잘 조절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당화혈색소를 잘 관리할수록 당뇨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이와 관련한 가장 유명한 연구는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당뇨병 조절과 합병증에 대한 연구(The Diabetes Control and Complications Trial, 이하 DCCT)’이다.

이 연구는 인슐린 의존 당뇨환자에서 조기 합병증 및 신경학적 합병증의 발생에 대해 집중치료군 (당화혈색소를7%까지 낮춘 환자)과 기존치료군(당화혈색소를9%인 환자)의 차이를 알아보고자했다.

1,441명의 환자를 6.5년 이상 관찰한 결과, 집중치료군에서 기존 치료군 대비 당뇨망막병증 발생이 76% 적었으며, 당뇨망막병증의 진행은 54%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 진행된 엄격한 혈당관리 및 혈압관리가 당뇨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진행한 전향적 당뇨병 연구(UK Prospective Diabetes Study, 이하 UKPDS)에 따르면, 제 2형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 5,102명을 집중치료군(당화혈색소를7%까지 낮춘 환자)과 기존치료군(일반적인 치료 유지로 당화혈색소가 7.9%인 환자)으로 나눠 10년 이상 조사한 결과, 미세혈관 합병증이 집중치료군에서 기존치료군에 비해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후 좋아지고 있는 ‘당뇨망막병증’ 완치 불가능해 꾸준한 관리 필요”
 

또 후속 연구에서 UKPDS 연구에 참여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 후 10년 간의 경과를 조사했더니, 진단 초기에 집중적으로 혈당조절을 했던 환자들에게서 모든 당뇨병과 관련된 합병증 9%, 미세혈관 합병증 24%, 당뇨병과 관련된 사망 17%가 감소됐다. 이처럼 당화혈색소를 잘 관리하는 것이 당뇨를 비롯한 당뇨망막병증 등의 악화를 막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당뇨 환자들의 당화혈색소 관리는 매우 부족하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2013년 혈당을 조절하기 위한 혈당강하제를 처방받은 환자 4만 3,283명의 당화혈색소 검사 빈도수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 당화혈색소 검사를 1년 동안 1회 이상 받은 사람은 전체 환자의 67.3%에 불과했다. 1년에 2회 이상 검사한 환자 비율은 37.8%, 4회 이상 검사한 경우는 6.1%에 그쳤다.

국내에서는 당뇨 환자에게 당화혈색소 검사를 최소 1년에 4차례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100명 중 6명만 당화혈색소 검사 권고 사항대로 검진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당뇨병성 안질환은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치료 시 심각한 시력 상실을 50~60% 정도 줄일 수 있으므로 초기 관리가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혈당을 잘 유지하고 다른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당뇨 관리의 기본 원칙인 생활습관 개선 및 주기적인 혈당 체크와 더불어 당화혈색소를 꾸준히 관리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1년에 4회 이상 당화혈색소를 확인하고 그 수치는 6.5%를 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이처럼 당뇨망막병증은 빠르게 발전하는 치료법으로 진단받았다고 하더라도 예후가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완치가 불가능하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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