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스키, 무릎 십자인대 손상 주의'
이준규 교수(한림대성심병원 정형외과)
2017.01.16 05:10 댓글쓰기

겨울이 깊어지면서 전국의 스키리조트에는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및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많이 늘어서 더욱 붐비는 것 같다. 다들 즐거운 표정으로 스키를 즐기고 있지만, 종종 서로 부딪히거나 넘어진 후 일어서지 못하고 의무 요원들에 의해 실려 오는 안타까운 상황들도 목격할 수 있다.
 

스키는 두 다리가 스키에 고정된 상태에서 속도를 내며 하강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사고 시 무릎에 무리가 많이 간다. 무릎 주변 근육 및 인대 염좌 정도의 손상인 경우가 많지만, 심한 경우 인대 파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십자인대 파열이다. 이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내려오다 넘어지면서 큰 외력을 받는 스키 선수들 뿐 아니라 일반인이 초급 코스에서 내려오다 다치는 정도의 외력에도 발생할 수 있다.
 

무릎 관절의 안쪽 가운데에 위치한 십자인대는 대퇴골과 경골을 연결해주는 십자 형태를 이루는 두 인대로 되어 있으며 무릎이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무릎관절은 체중을 받고 움직이는 각도가 크기 때문에 인체 활동에 있어서 십자인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앞쪽에 있는 전방십자인대는 경골이 대퇴골에 비해 앞으로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 후방십자인대는 경골이 대퇴골에 비해 뒤로 빠지는 것을 방지한다.
 

십자인대 파열은 무릎에 외부압력과 회전력이 가해질 때 발생할 수 있다. 주로 운동 중 급격한 정지나, 땅에 지지하는 축 역할을 하는 다리에 외부 충돌 등 힘이 가해질 때,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동작 등이 원인이 된다. 모두 스키를 탈 때 잘 생길 수 있는 요인들이다.
 

십자인대가 파열될 정도의 외상을 당하면 ‘뚝’ 하는 파열음을 인지 할 수 있는 경우가 흔하며, 무릎 관절 내에 출혈 및 염증 반응으로 무릎이 붓고 통증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종과 통증은 2~3주 정도면 가라앉게 되는데, 이 때 다 회복됐다고 판단하고 다시 운동을 하게 되면 무릎의 불안정성을 느끼며 또 다른 부상으로 이어진다. 만약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무릎관절 내 연골, 반월상연골 등 다른 조직이 손상될 수 있으며 추후 조기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십자인대 파열은 파열 정도에 따라 수술적 치료 여부를 정하는데 전방십자인대 파열의 경우 후방십자인대 파열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한다. 전방십자인대의 경우는 부분파열에도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후방십자인대의 경우에는 완전파열이라 하더라도 동반 손상이 없는 경우 보존적 치료를 먼저 한다.
 

보존적 치료는 부상 후 초기에는 보조기 등을 이용해 관절을 고정하고 목발을 이용해 체중부하를 피한다. 이후 서서히 관절의 운동범위를 늘리고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특히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증상 회복에 매우 중요하다.
 

수술적 치료는 관절경을 이용한 십자인대 재건술을 시행한다. 십자인대 파열은 단순 봉합으로는 성공적인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없어 자가건, 동종건 등 다른 조직을 이용하여 손상된 십자인대를 대체해 주는 재건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서서히 관절 운동범위를 늘리며 보존적 치료 때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치료를 시행한다.

사무직 등은 3개월 정도면 충분히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지만, 전문적인 운동선수들의 경우 재활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해도 최소 9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운동선수는 거의 대부분 해당 시즌은 더 이상 출전이 불가능하며 재활에 매진해야 한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이 십자인대 손상도 예방이 중요하다. 스키 타는 도중 다른 사람과의 부딪힘과 스스로 넘어지는 행위 등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지만, 평소 인대 상태를 이러한 외상에 견뎌낼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준비된 상태로 만들어 놓는 것은 가능하다.
 

스키를 좋아하는 것만큼 관절 보호대나 헬멧 등의 보호장구를 착용해 손상의 위험을 줄이고, 초보자들을 위한 안전 교육과 안전한 슬로프 확보 및 강습 프로그램 확충 등의 방안이나 규제를 권고하고 있다.

또한 인파가 몰려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즌에는 본인 스스로 조심해야 하고, 스키나 보드를 타기 전 10분 이상의 스트레칭과 가벼운 체조 등의 준비 운동으로 추운 날씨에 경직된 무릎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본인의 실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고 안전수칙을 숙지해야 한다. 그럼에도 부상을 당해 무릎에 통증 및 심한 부종 증상이 발생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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