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비만수술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주호 교수(이대목동병원 외과)
2016.11.06 21:37 댓글쓰기
지난 200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되고 2008년부터 급격히 빈도가 증가하던 비만수술은 2014년 있었던 어느 유명 가수의 죽음과 함께 급격히 감소됐다.

사인이 비만수술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으나 비만 수술을 받은 경력과 이와 연관성 있는 수술 후 사망했다는 사실로 비만수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낳은 결과일 것이다.

비만수술에 대한 사회 전반적 이해가 부족한 우리나라의 현황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으며 60년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 역시 초창기에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다고 한다.

고도비만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인 비만수술의 유용성과 효율성에 대한 일반 국민과 의료계에 대한 계몽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겠고 동시에 이 수술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이 수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학계와 정부 그리고 다양한 언론매체가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우리는 누구나, 어느 분야나 계속 발전하고 진화하면서 완벽을 추구한다. 특히 수술 역시 신이 아닌 인간이 하는 일이고 외과수술 후 합병증이란 외과의사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 밖에 없고 어느 누구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굴레기도 하다.

그러하기에 더욱 더 외과의사는 꾸준한 연구와 노력으로 이의 발생률을 최소화하고, 일어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알고 대비하며 만일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진단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그 환자의 손상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이 분야의 주무학회로서 이러한 국내 상황에 대한 책임감을 통감하고 비만수술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일련의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정기적인 학술대회에 안전성 확보를 위한 토론의 장이 더욱 강화될 것이고, 비만수술과 연관된 의료진이 필히 습득해야 할 내용들을 연수강좌의 형식으로 신설해 이를 다루고자 하는 모든 의료진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수술의 질 향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 각 기관의 정보를 취합하여 수술의 합병증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료 분석을 통해 합병증 발생의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각 기관에 이에 대한 자료와 이를 감소시키기 위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제공함으로써 수술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 비만수술의 안전성 확보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또 하나의 방법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인증제도의 도입이라 판단해 제도의 준비과정에 착수했다.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인증제도는 비만대사외과학회가 주관하며 크게 외과의사에 대한 인증과 기관에 대한 인증으로 구성된다.

외과의사가 비만수술의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외과의사로서의 수련과정과 비만수술에 특화된 수련과정을 거쳐야 하며 정해진 횟수 이상의 학술대회 참석과 수술의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한다.

기관은 규모와 단계에 따라 환자의 중증도를 반영해 수술 할 수 있는 환자에 차등을 두고 있다. 기관으로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적절한 자격을 가진 비만수술 능력이 있는 외과의사가 있어야 하고 비만수술에 필요한 기본적인 환자교육과 수술 전 후 프로토콜을 갖추고 다학제적 진료에 필요한 각 분야의 전문의와 간호사, 코디네이터 등의 인적자원이 있어야 한다.

또한 비만수술을 위한 적절한 기구와 설비가 확보돼야 하며 발생할 수 있는 중환자에 대한 관리지침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증기관은 응급상황이 발생해 그 기관에서 처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환자에 대해 신속하게 이송 가능한 상급의료기관과 연락망이 구축돼 있어야 한다.

최근 미국에서 이 제도의 도입 이후 수술 사망률이 2.3배 줄었다고 보고하면서 인증제도의 효율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이런 미국 등 비만수술 선진국들의 제도를 참고해 환자의 안전성 확보와 수술의 질 향상을 위하여 우리 실정에 맞는 인증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작업 중이다.

아무쪼록 이러한 학계의 노력이 비만수술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결실을 맺어 수술을 꼭 받아야 할 고도비만 환자가 안심하고 수술 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서 정부의 보건 정책과 언론 또한 같은 무게로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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