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속 비만수술, 인식 개선 중요한 이유'
김용진 교수(순천향대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장)
2016.09.12 07:12 댓글쓰기

올해 전반기 비만 치료의 가장 큰 이슈를 꼽으라면 바로 '어스파이어 어시스트(aspire assist)'라고 말할 수 있다.

강제적으로 위에 관을 설치해 먹은 음식을 흡인하는 기계를 말하는데, 최근 미국 식약청 승인을 받았다. 불과 20명 미만의 임상 연구와 단 2편의 결과를 근거로 승인이 확정된 것이다.


비만수술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여러 국제학회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비만 치료의 한 축으로 내시경을 이용한 방법들이 전면에 등장했다는 것이다.


아직 국내 현실 상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필자 역시 빠르게 변화하는 양상을 받아들이기에는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막연한 부정보다 왜 이런 변화가 일고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비만 치료의 근간은 바로 장기간의 칼로리 섭취 제한에 있다. 그 배경은 수술 원리 및 장기 결과에 기초한다는 것이다.


그간 다양한 형태의 다이어트 식이요법이 나왔고, 약물도 발전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요요현상은 나타난다. 고도비만환자의 체중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시기는 대부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 전까지 비만수술은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실제 60년 이상의 긴 고도비만수술 역사를 가진 미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의 경우도 대상 환자의 2~13%만이 수술을 선택하는 수준이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수술 후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과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인식의 제고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좀 더 현명하게 그리고 숲을 바라봐야 한다. 현 시점, 고도비만 수술이 갖는 가치는 충분히 평가 받아야 한다. 수술은 고도비만 치료에 있어 장기적으로 충분히 검증됐으며, 비용대비 효과가 있음이 여러 논문을 통해 증명됐다.
 

이제 비만수술은 국가와 사회가 끌어 안아야 할 문제다. 동시에 그 틀 안에서 적절한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하게 시행돼야 한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2018년 고도비만 수술이 적용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비만수술을 집도하는 전문의로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대한비만학회 역시 이에 발맞춰 인증의 제도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급여 등재 시 혼란없이 수월한 수술과 관리가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재 기틀을 만들고 있으니, 향후 비만수술을 준비하는 환자들의 고민을 덜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어스파이어 어시스트의 미국 식약청 승인은 많은 부분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급변하는 비만 치료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료인들도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인정해야 한다. 비만은 수술로 치료하는 방법이 현명할 수 있다고 방향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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