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과 피부건강
김정은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피부과)
2016.07.03 19:09 댓글쓰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고 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지켜줄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외선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피부의 비타민D 합성을 유도하고, 살균 작용을 하며 다양한 신경조절물질의 분비에 영향을 미치지만 기미와 잡티, 주름을 유발하고 일광화상과 피부염 및 피부암의 원인이 된다.


자외선이 유발하는 피부 반응
자외선이 유발하는 피부반응에는 대표적으로 홍반과 일광화상, 색소침착, 광노화, 피부암 등이 있다. 이런 반응은 개인의 피부형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다. 피부가 하얗고 햇빛에 노출되었을 때 쉽게 붉어지고, 색소침착이 잘 생기지 않는 피부일수록 일광화상이나 광노화에 취약하다.

반면 피부가 어두운 사람의 경우, 기미와 잡티 등 색소병변이 잘 발생한다. 이런 반응은 자외선 차단제를 용법대로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경우 그 발생률이 더 높아진다.


휴가철에 많이 발생하는 일광화상 왜 생길까?
자외선 B가 주로 일광화상을 유발하며, 자외선 A 역시 어느 정도 발생에 관여한다. 자외선에 의해 세포내 DNA에 만들어지는 물질에 의한 세포막 손상 등이 염증반응을 유발한다. 염증반응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관벽의 투과성을 증가시켜 염증세포를 혈관에서 표피와 진피로 방출시켜서 홍반 및 부종을 유발한다.


자외선지수

자외선지수는 0에서 11까지로 표시되며 지수범위에 따라 5단계로 구분된다. 보통 사람의 경우, 자외선지수 2이하에서는 인체에 끼치는 위험이 매우 낮다. 그러나 '높음' 단계인 6이상만 되더라도 1시간 이상 햇빛에 노출 시 홍반과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매우 높음' 단계에서는 수십분 내로 햇빛에 노출될 경우 피부에 홍반 현상과 화상이 유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 여름철 한낮 자외선지수는 대부분 '높음'이상으로 나타나며, 지역과 시간에 따라서 '매우 높음'과 '위험'으로 나타낼 때도 있다. 따라서 여름철 외출 전에는 자외선 지수를 확인해 자외선에 대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외선 지수가 8이상으로 올라가 '매우 높음' 단계일 때는 가급적 바깥활동을 피하고 특히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지수는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의 생활기상정보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 오해와 진실
자외선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자외선 차단제는 남녀노소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옥시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최근 화학물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자외선 차단제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자외선 차단제는 성분에 따라 유기 성분을 이용한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와 무기질 성분을 이용한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로 구분된다.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에 침투되는 것을 막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자외선 B를 흡수하는 화학적 차단제에는 PABA, cinnamate, salicylate 등이 있고, 자외선 A를 흡수하는 차단제에는 대표적으로 ‘옥시벤존’이나 ‘아보벤존’ 등 벤젠 계열 화학물질이 주로 사용된다.


옥시벤존(벤조페논-3)은 미국 미영리환경단체 EWG가 나눈 10단계의 위험도 중 세 번째에 해당할 정도로 무서운 화학물질로, 벤조페논 성분이 세포 속에 들어가면 DNA의 변형을 일으켜 기형아나 어린이 성장 지연을 일으킬 수 있으며 불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는 태양광선을 거울과 같이 반사시키거나 산란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징크옥사이드’(산화아연)나 ‘티타늄디옥사이드’(이산화티타늄) 등이 대표적인 성분으로, 자외선 A와 B를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피부가 하얗게 되는 백탁현상이 잘 생긴다. 피부에 흡수되지 않아 화학적 차단제에 비해 자극이 적지만 징크옥사이드는 피부 상피세포에 손상을 일으키는 세포독성을 갖고 있고, 자외선과 접촉하면 유해물질인 활성산소를 만들어낸다.


특히 스프레이 형태의 자외선 차단제에 들어있는 징크옥사이드는 0.1㎛의 나노사이즈로 2.5㎛인 초미세먼지보다 작기 때문에 흡입할 경우 폐 깊숙이 들어가 폐의 표피세포를 손상시키고 폐 섬유화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얼굴 등에 뿌릴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유해성분의 위험성을 우려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 자외선 차단제에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맞지만 외출 후 귀가해서 자외선 차단제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깨끗하게 씻는다면 유해물질로 인한 위험도는 높지 않기 때문이다. 피부암이나 화상, 피부노화 등 자외선으로 인한 부작용을 감안하면 맨살로 햇빛에 노출되는 것보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자외선 차단제의 차단지수와 적절한 사용법

SPF지수는 자외선B(UVB) 차단효과를 의미하고, PA지수는 자외선A(UVA)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SPF는 ‘Sun Protection Factor’, PA는 ‘Protection of A’의 약자다. 자외선B는 화상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고, 자외선A는 피부 노화와 기미 등 잡티 발생에 관여한다.


일상생활에서는 SPF 15이상, PA + 정도가 좋고, 가벼운 실외 활동에는 SPF30이상, PA++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등산이나 스포츠 활동을 하는 등 자외선 노출이 많은 경우 SPF 50이상, PA +++가 적당하다. 물놀이를 하는 경우에는 waterproof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오백원 동전 하나의 크기를 외출하기 30분 전에 충분한 양을 바르고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좋다. 수영을 하거나 땀을 많이 흘릴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반복해서 발라주어야 차단 효과가 지속된다.
 
자외선 차단제 종류
자외선 차단제는 제형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며 각기의 장단점을 지닌다. 이들 제품은 크림, 로션, 스틱, 젤, 스프레이, 파우더 형태로 판매된다.


크림 타입은 흡수력과 사용감, 차단 지속력은 물론 물에도 강해 사계절 내내 무난하게 사용 가능하다. 로션 타입은 산뜻한 사용감이 장점이지만 차단 지수가 높지 않고 내수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젤 타입은 바르기 쉽고 물에 강해 지속성은 높은 반면 끈적거림이 단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손에 묻히지 않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틱 및 스프레이 타입의 인기가 높다. 스틱 타입은 높은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장점이지만 잘 퍼지지 않아 전신에 사용하기에는 좋지 않다. 스프레이 타입은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피부에 분사 시 많은 양이 날아가버려 SPF 지수보다 한두 단계 낮은 차단 효과만 볼 수 있는 것이 흠이다. 파우더 타입은 번들거림을 잡아줘 스프레이 타입과 함께 덧바를 때 사용할 것을 권한다.


비타민D 합성과 햇볕을 쬐는 시간

비타민D는 유일하게 햇빛을 받아야 몸 안에서 만들어지는 비타민이다. 몸속의 칼슘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가 약해져 구루병은 물론 각종 다른 질병의 원인이 된다. 암이나 고혈압, 당뇨 같은 질환뿐 아니라 우울증 등 정신 질환에도 더 쉽게 걸릴 수 있다.

그러나 건강한 젊은 성인의 경우 일주일에 2~3회 일상적인 노출과 음식 및 비타민 보충제를 통한 섭취로 충분한 양의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다. 비타민D는 손이나 다리 등 신체 일부만 노출돼도 충분히 합성되니 얼굴을 제외한 부위를 15~20분 정도 단시간만 자외선 지수가 높은 시간대를 피하여 노출할 것이 권장되고, 대부분 일상적인 노출로도 충분하다.

비타민 D는 연어, 정어리 같은 어류와 비타민 D 강화우유, 시리얼 등 식품에도 많이 포함돼 있어 이러한 식품 또는 비타민 보충제를 통해 보조적으로 섭취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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