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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든 금주든, 지방간일 수 있다?
과거에 비해 좋아진 영양 상태와 성인병의 증가로, 이제 지방간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 되었다. 정상 간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5% 정도인데, 이보다 지방이 많이 축적된 상태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지방간은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 그리고 만성 C형 간염을 비롯한 만성 간염이나 대사 질환 등과 관련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단순 지방간은 양성 질환으로 회복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4명 중 1명은 지방간에 염증이 더해져 지방간염에 이를 수 있다. 나아가 심각한 간질환인 간경변증(간경화)으로도 진행될 수 있으므로, 지방간을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간세포에 지방을 축적시키고, 알코올 대사 산물은 간세포를 손상시킨다. 따라서 술을 자주 마시면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될 시간이 없어 체내 영양 부족을 초래하고 간질환이 악화된다. 그래서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영양을 보충하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음주를 계속하면 알코올성 간염으로, 더 지속되면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
매일 80g 이상(소주 1병 정도)의 술을 10-15년 이상 마신 사람은 간이 딱딱하게 굳거나 간 기능이 소실되는 간경변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른 원인에 의한 간질환을 가진 환자들이나 여성은 매우 적은 술로도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서구화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과 깊은 관련이 있는 성인병이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매우 소량 마시는데도 간에 지방이 끼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단순히 간에 지방만 끼어 있고 간세포 손상은 없는 단순 지방간, 그리고 간세포에 염증이 생겨 간세포 손상이 심해지는 지방간염이 있다. 더 심해지면 복수나 황달을 동반한 간경변증까지 매우 다양한 질환으로 나타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은 보통 일반인에서 10-24%, 비만인에서 58-74%까지 보고되고 있다.
아무 증상 없는 지방간, 빠른 검사가 중요
지방간은 가끔 간이 위치한 오른쪽 상복부가 뻐근하거나, 피로감이 심해지는 증상을 보이지만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그래서 우연히 해본 검사에서 간기능이 나빠진 것을 알게 될 때가 많다. 그러므로 음주를 많이 하거나, 당뇨병 또는 비만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간기능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지방간 진단을 위해서는 지방간 외에 간이 나빠질 수 있는 또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 그리고 간의 모양을 보는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또는 복부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하기도 한다. 지방간을 가장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간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최근 초음파의 원리를 이용한 비침습적 검사방법인 간 섬유화 스캔이 개발되어 사용 중에 있다.
지방간은 관련된 대표적인 인자들인 당뇨병, 비만, 관련 약제 등 환자마다 다른 다양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당뇨병 치료제같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약제들이나 항산화제, 지질강하제, 간장보호제 등은 단기 치료에 사용되어 효과가 부분적으로 입증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지방간 치료에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한 체중 감량이 가장 권장되고 있다. 따라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생약제 등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을 가진 사람들은 지방간이 동반될 때가 많다. 또 여성 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여러 약제를 오래 복용해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그 외에도 급격한 체중 감량이나 체중 감량을 위한 수술 후에도 심한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음주를 많이 즐기는 사람이라면 지방간이 발생할 가능성이 당연히 높다. 따라서 금주와 운동을 통한 비만의 조절, 당뇨병과 고지혈증 관리 등이 지방간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데일리메디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