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쯔가무시병 증가와 'One Health'
윤승기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과장
2012.12.30 20:00 댓글쓰기

쯔쯔가무시증은 Orientia tsutsugamushi라는 리켓치아균에 감염된 털진드기가 사람을 우연히 물어 발생한다. 감염된 털진드기에 물리게 되면 1∼3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갑자기 열이나고 사타구니와 겨드랑이 임파선이 붓고, 결막이 충혈되며, 두통, 오한, 근육통이 동반된다. 진드기가 문 곳에는 피부궤양이나 특징적인 가피가 관찰되고 주위 림프절 종대가 나타나기도 한다.

 

쯔쯔가무시증은 1951년 한국전쟁 당시 국내에 들어온 UN군에서 처음으로 환자발생 보고가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거의 매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1994년에 제3군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여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농촌 및 산간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남서부 지역에서의 환자발생 빈도가 높다. 환자 발생은 대부분 매년 9월부터 증가하여 10∼11월에 정점을 보이고 12월에 급격히 감소하여 계절성이 강한 특성을 보인다.

 

최근 쯔쯔가무시증에 걸린 연간 환자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환자 발생이 꾸준히 증가하여 전국 발병자가 1998년에 1000명을 넘어섰고 2005년에는 6000명 이상이 보고되기 시작하였으며 2012년에는 현재까지 8600명을 넘어서서 역대 최다환자수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총 감염병환자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쯔쯔가무시증은 매우 특이하다 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요인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학계를 통해 알려진 환자 증가 요인은 2004년 7월부터 시행된 주 5일 근무제의 정착으로 인한 야외활동의 증가와 기후변화로 인한 질병매개체 밀도와 활성도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야외활동의 증가는 최근 시단위 거주자의 비농업종사자의 발생증가 양상을 잘 설명해주는 요인이다. 또한 기후변화는 이제 막을 수 없는 현실이며 쯔쯔가무시증 뿐만 아니라 뎅기열, 라임병, 웨스크나일열, 말라리아 등의 매개체 관련 감염병과도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 특히 지구 온난화로 인한 매개 모기의 증가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질병이 매우 긴밀하게 얽혀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와 관련된 개념으로 ' 위험을 줄이는 것의 중요성을 위해 1960년대에 슈바베(Schwabe)박사에 의해 제시되었다.

 

이 개념에서는 인간, 동물, 그리고 우리의 환경을 위한 최적의 건강을 달성하기 위하여 지역적, 국가적 및 국제적으로 일하는 여러 분야들의 공동노력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최근 한국에서 개최된 'One Health Korea 2012'는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제 인간은 감염병의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인간, 동물, 그리고 생태계보건의 더욱 통합된 전체론적 접근을 통해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따른 예측가능한 감염병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겠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