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과 스타기업 탄생
동방의료기(주) 이진휴 이사
2012.03.27 14:36 댓글쓰기

 ▲ 동방의료기(주) 이진휴 이사
가족과 함께 주말 저녁 TV를 보고 있노라면 각 방송사마다 경쟁적으로 방영하는 프로가 있다. 바로 K-pop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신인들의 잠재된 능력과 이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주어지는 과제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구사 할 수 있는 이유는 참가자의 개인기, 선발과정의 공정성, 시청자의 직접 참여,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막대한 상금이 아닐까 한다. 개인으로서는 엄두도 나지 않을 음반 제작과 억대에 달하는 상금은 참가자와 시청자들을 열광케 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계기로 연예계 스타 배출 시스템은 전환점을 맞았다. 이에 못지않은 획기적 전환점이 의료기기 산업계에도 있다. 중소기업의 텃밭이었던 의료기기 제조업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이 뛰어든 것.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한 삼성은 초음파기기 회사 등을 인수하고 검진기기를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영상 진단 장비까지 선보였다.

 

LG 등 여타 대기업들 역시 의료기기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의 의료기기 시장 진출은 한국 의료기기 산업 수준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의 의료기기 분야 진출이 국가 육성정책 변화와 시장 성숙도 그리고 제조 인프라 구축에 기여해 첨단기술의 결정체라는 의료기기 산업 육성에 큰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 수준은 2010년 기준 총생산 약 3조 원에 수출 1조7000억 원으로(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실적보고) 세계시장 추산액 2009년 2336억 달러, 2012년 2703억 달러에(식약청 추산)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나마 소수 상위 회사 집중도가 높아 국내 의료기기 전체 생산업체(1857개소)의 1.61%에 해당하는 상위 30개 업체가 전체 생산규모의 43.4%를 점유하고 있어 기업 층도 두텁지 못하다.

 

자본력과 기술력 또한 한계가 있어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기술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상용화도 활발하지 않다.

 

스타 기업의 등장은 한국이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성적표를 보면 이런 희망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다.

 

최근 국내 전시회를 통해 선보인 삼성의 영상진단 장비는 대기업 빵집 논란과 동일한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관련 제조업체들의 공분을 샀는가 하면, 디자인 독창성을 제외하고는 기술수준이 독자적 제조 기반으로 보기 힘든 외산 부품 조립 수준에 머물렀다.

 

자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의 모습과는 크게 달랐기에 실망 또한 적지 않다. 눈앞의 매출만큼 중요한 것이 미래를 보는 투자와 국민적 공감이 아닐까.

 

K-POP 스타 선발과 같이 대기업의 시장진입도 국가경쟁력 차원의 고려,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중소기업 배려를 통한 폭넓은 공감의 장 안에서 진행됐으면 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은 국가산업에 있어 또 하나의 자산이 돼야한다. 신자유주의와 함께 시장경제에 가장 충실했다는 현 정권에서조차 ‘초과이익공유제’가 거론되는 이 때, 비판의 정당성을 논하기 보다는 그 원인을 성찰하는 책임 있는 대기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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