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삼키기 힘든 식도암, 어떻게?
2009.11.16 11:16 댓글쓰기
우리 몸에 생기는 병중 식도암처럼 고약한 병이 없다. 일찍이 맹자가 인생의 네가지 즐거운 가운데 하나로 먹는 즐거움을 들었듯이 우리 삷에 있어서 먹는다는 것은 크나큰 기쁨중의 하나이다. 매일 음식을 먹는 사람이야 먹는 즐거움을 간과할 수 있지만 다른 문제가 있어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경우의 불행은 처하지 않은 사람은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이다. 이러한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앗아가는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식도암이다.

▲ 식도와 식도암
식도는 인두에서 위의 입구인 분문을 연결하는 30~40cm의 기관이다. 음식물을 먹을 때 입에서의 저작기능(음식물을 씹는 기능)과 함께 위장관에서 소화기능이 이루어져야하는데 식도는 이 중간에서 음식물을 운반해주는 통로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이와 함께 먹은 음식물이 다시 올라오는 것을 막고 있는 역류방지기능을 하고 있다.
식도 내막은 점막으로 덮여있고 암은 이 점막부위에서 발생을 하게 된다. 암이 발생하면 식도내부를 막아 음식물이 넘어가는 것을 막아 영양공급을 충분히 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심하게 몸무게가 줄어들어 있는 상태로 병원을 방문한다.
식도주위에는 심장, 기관지, 폐, 대동맥 등의 중요한 장기가 밀집하여 있고 식도는 위나 대장과 달리 장간막에 싸여 있지 않아 암이 진행되면 주위로 쉽게 퍼져 나갈 수 있다. 또한 식도주위에 혈관이 풍부하고 임파선이 매우 발달되어 있어 암세포가 혈액이나 림프관을 타고 주위 장기나 간, 뼈, 뇌 등의 장기로 전이가 되기 쉽다.

▲ 음주, 흡연, 자극적인 음식 등 식습관이 주요 원인
보건복지부가 최근 1998년~2002년 암환자 4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식도암은 우리나라 남자 암의 발생순위 중 제7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암의 발생율은 낮지만 남성 암생존율이 16%정도 밖에 되지 않는 악성도가 높은 암이다. 담배를 많이 피거나, 음주가 많은 사람,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 과거 양잿물을 잘못 먹어 부식성 식도염이 있었던 사람 등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동서양을 막론하고 식도암은 남자에게서 여자보다 10배 이상 많이 생겨 음식물이나 생활습관이 식도암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담배, 술, 맵고 뜨거운 음식 등은 주의해야한다.

▲ 식도암의 또 다른 원인, 역류성식도염
역류성식도염은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여 식도 점막에 궤양과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식도와 위 사이에는 위로 내려간 음식물이 식도로 거꾸로 넘어오지 않도록 하는 하부식도괄약근이 있는데, 이 하부식도괄약근이 제 기능을 못해 위액이 식도로 거꾸로 넘어오며 식도 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고, 식도 점막에 궤양과 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처럼 위액이 식도에 만성적인 자극을 주면, 식도벽이 다른 종류의 세포로 변화해서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물에 대한 저향력이 떨어져 암까지도 발전할 수 있다. 서양사람들의 경우엔 어렸을 때부터 역류가 심한 경우가 많아 우리보다 식도암 발병률이 훨씬 높았지만, 우리나라도 역시 위산 역류 질환이 옛날보다 많아져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역류성식도염을 갖고 있다면 치료와 함께 1년에 한번정도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 목에 이물감 느껴지면 일단 의심, 정기적인 검진이 최선
대개 환자는 음식을 삼키기 힘든 증상이 있은 후 한 두달 내에 병원을 찾게 된다. 식도암은 식도안을 빙빙 돌아가며 자라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된밥이 안 넘어가다 차차 죽, 미음, 물까지도 삼키기 어렵게 된다. 환자는 한 두달내에 심한 체중감소․빈혈 등이 초래되어 환자나 가족들은 그 빠른 병세에 놀라게 된다. 따라서 만약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한번쯤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1) 음식은 내려가나 어쩐지 기분이 언짢다. 2) 빨리 삼키려면 사래가 자주 들리거나 음식이 걸리는 것 같다. 3)목구멍에 무엇이 걸려 있는 기분이다. 4)목구멍 주변에 경련이 온다. 5)최근 체중의 감소가 눈에 띄게 온다. 식도암은 일반적으로 음식을 삼키기 힘들게 될 정도로 암이 자라나기 전에는 증상이 없거나 아주 경미해 무심코 지나는 것이 대부분이고, 발견 후 수술이 잘 됐다고 해도 5년 후 생존율이 10%미만으로 어느 암보다도 예후가 나쁘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내시경 검사나 방사선 검사로 발견
식도암은 내시경 검사나 방사선 검사로 비교적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내시경검사는 암이 아주 초기에 있을 때도 그 색깔이나 모양을 보고 찾아 낼 수 있고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이 가능하므로 우선적으로 추천되고 있다. 내시경검사가 보편화 돼 있지만, 내시경에 대한 두려움이 크거나 암에의해 식도에 내시경이 통과할 수 없는 경우 등에는 방사선검사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식도암 진단 후 병변의 위치, 전이되어 있는 정도나 치료 방법 등을 결정하기 위해서 흉부단층촬영(CT), 초음파 검사 등 다른 많은 검사를 실시한다.

▲ 식도암의 진행정도
식도암은 진행정도에 따라 5단계 병기로 분류된다.
․ 0기 : 식도 점막에만 암이 있고, 다른 장기나 기관에는 암이 나타나지 않은 초기암
․ 1기 : 점막에 발생한 암이 근육층까지 침투한 상태
․ 2기 : 암이 근육층을 지나 식도벽 바깥으로 약간 나와있다고 판단되거나, 식도벽을 따라 암과 매우 가까이에 위치하는 림프절에 암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 3기 : 암이 식도 밖으로 나와있다고 분명히 판단되거나, 식도벽을 따라서 림프절이나 식도 암에서 약간 떨어진 림프절에 암이 있다고 판단된 경우
․ 4기 : 암이 식도주변 장기까지 영향이 미치거나 암에서 멀리 떨어진 림프절에 암이 있다고 판단된 경우, 또는 다른 장기나 흉막, 복막에 암이 있다고 판단된 경우

▲ 외과요법, 방사선요법, 화학요법(항암제치료) 등으로 치료
식도암의 치료에는 외과, 방사선요법, 화학요법(항암제치료)이 있으며, 이 외에도 광역동치료, 온열요법이나 면역요법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점막에 머물러 있는 초기암(병기 0기)에 대해서는 수술을 하지 않고 내시경을 통해 점막을 절제하는 치료인 내시경적점막절제술(EMR)을 실시할 수 있다. 그러나 식도암 치료의 핵심은 외과수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어느정도 진행된 암의 경우에는 외과요법, 방사선요법, 화학요법 각각의 특징을 살린 복합치료를 실시하기도 한다.

1.외과요법
외과수술은 암이 있는 식도를 절제하고 절제한 식도를 대신해서 음식물을 보내 줄 새로운 통로를 만드는 수술방법이다. 식도는 목에서부터 시작하여 가슴을 거쳐 배까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식도암의 발생위치에 따라 다양한 수술방법을 사용한다. 대개 가슴을 열고 식도를 완전히 절제한 후 배안에서 위나 장을 잘라서 식도 대용의 관을 만들어 사용하는 식도재건술을 하게 된다.
어느 정도 진행된 암의 경우에는 여러 치료방법을 조합하여 각각의 특징을 살린 복합치료를 실시하기도 한다. 병이 진행되어 수술을 하지 못하는 암에서는 암으로 좁아진 부분의 식도에 관(스텐트)을 넣어 고정함으로써 입으로 먹은 음식이 자연스럽게 위로 내려가게 해주는 방법도 시술되고 있고 근래에는 광역동치료를 이용하여 막힌부위를 뚫어주는 고식적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수술을 하지 못할 정도의 진행이 된 (병기4기) 암에서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치료방법에서도 치료 시작 후 5년간 생존할 확률이 거의 없다. 결국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식도암에서도 증상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내시경검사를 하여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2.방사선요법
방사선요법의 치료의 목적에 따라 근치치료와 고식치료(대증치료)로 나눌 수 있다. 근치치료는 암이 아직 국한적인경우 완치를 위해 시도하는 치료방법으로, 암이 수술 가능한 양상으로 퍼져있기는 하지만 수술을 견딜 체력이 없거나 수술을 거부하는 경우와 수술로 제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지만 아직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경우에 실시한다. 고식치료는 암이 진행돼 발생하는 종양에 따른 통증, 출혈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치료방법으로 종앙이 뼈로 전이한 데 따른 통증, 뇌로 전이한 데 따른 신경증상, 림프절전이의 기관협착에 따른 숨막힘, 혈담등을 개선하기 위해 실시된다. 따라서 증상이 개선되면 고식치료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를 계속 하지 않는다.

3.화학요법(항암치료)
화학요법(항암치료는 대체로 다른 장기에 암이 전이됐을 때 실시하는 치료이며, 단독으로 실시하는 경우와 방사선요법․외과요법의 병용요법으로 실시되는 경우가 있다. 부족용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약물 사용 중 나타나는 구역질, 구토, 식욕부진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어느 정도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러나 약물 사용 종료 후 2~3일이 지나면 회복의 기미가 보이며, 1주일~10일정도 지나면 거의 식사도 할 수 있다. 백혈구수와 혈소판의 수 감소는 다른 항암제보다 적지만, 어느 정도 장해는 받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고,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외출시 마스크를 하는 등의 주의는 기울여야 한다.

▲ 식습관 개선이 예방의 지름길
예방법으로는 흡연, 식도암의 주요원인인 과음, 자극적인 음식 등 식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흡연이나 과음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식도암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구강, 인후, 후두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금연 및 절주가 꼭 필요하다. 또한 맵고 뜨겁고 신 음식 위주의 식습관 등도 식도벽을 자극해 암 발병률을 높이므로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부드럽고 담백한 음식이나 황녹색의 신선한 야채, 과일위주의 식습관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모든 암이 그렇지만 식도암은 특히 일단 진행되면 급격히 치료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식도암 관리 Tip
1) 음식을 잘 먹을 수 있는지, 어떤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 중점적으로 관찰한다.
2) 가슴통증, 가래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3) 부드럽고 고단백․고영양인 음식을 먹는다.
4) 너무 빨리 먹지 않도록 하고, 너무 뜨거운 음식은 피한다.
5) 흡연과 음주는 절대 금한다.
6) 몸을 덥게 하거나, 자극적인 음식, 훈제나 구운 음식은 피한다.
7) 방사선치료기간에는 황녹색의 신선한 야채나 과일, 우유 등을 먹는 것이 좋다.
8)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피를 토하면 지혈제를 복용하고 바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고대안암병원 흉부외과 이성호교수 기자 (cucici@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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