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만성질환 관리, 대사증후군부터 시작'
박두혁 데일리메디 자문위원 겸 논설위원
2018.07.12 11:55 댓글쓰기

보건복지부는 최근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단 출범식 및 기념포럼'을 열고지역사회 일차의료기관을 통해 그동안 개별사안으로 진행해 오던 만성질환관리 사업을 하나로 묶어 통합관리하기로 했다.

그동안 만성질환관리 사업은 고혈압당뇨병등록사업,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지역사회 일차의료시범사업, 만성질환관리수가 시범사업 등으로 나뉘어 개별적으로 추진돼왔다. 이를 통합 운영하는 것이 이번 개선안의 골자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C교수는 새로운 만성질환관리 사업 표준모델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만성질환관리를 위해 '환자등록케어플랜환자관리교육 및 상담(의뢰)추적관리(점검 및 조정)평가' 6개의 단계별 모형을 제시했다.

케어플랜에서는 심층상담수요 및 중증도 평가기본교육연동가족력 등을 평가하여 환자 개개인의 맞춤형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환자 관리부터 교육상담, 추적관리 부분에서는 간호사자격을 가진 케어코디네이터를 도입해 환자관리를 진행하는 등 일차의료에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계획을 보면서 늦었지만 고혈압,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에 대한 정부 관심이 높아지고 체계적 관리가 준비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대사증후군 잘 관리하면 만성질환 발병률 크게 낮출 수 있어"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정부는 물론 전문가들이 왜 이러한 만성질환의 전(前) 단계로 주목받고 있는 '대사증후군'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대사증후군을 제대로 관리하면 대부분의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어 만성질환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의학적 측면에서 매우 타당하기 때문이다.

국민
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말 발행한 '2016년도 정기건강검진 통계연보'에 의하면 총 수검인원 1500만 명 중 대사증후군 위험요인을 1개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이 72.6%(1100만 명)나 됐다. 더욱이 위험요인을 3개 이상 갖고 있어서 대사증후군으로 판정된 사람은 수검자의 25%(363만 명)로 판명됐다.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가 남자 90, 여자 80이상, 혈압이 85/130mmHg이상, 혈청 내 중성지방이 150/이상, HDL콜레스테롤 남자 40, 여자 50/이하, 공복혈당이 100/이상 등 다섯 가지 중에서 세 가지가 해당되면 이 질환으로 분류한다.

대사증후군이 중요한 것은 이 증후군이 인슐린저항성을 일으켜 각종 만성질환을 초래하는 뿌리가 된다는 사실이다. 대사증후군을 뿌리로 하여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이상지혈증, 암 등이 유발된다는 사실이 이미 오래 전부터 의학계 연구결과로 발표돼 왔다.

따라서 대사증후군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만성병이 증가하는 것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며, 이를 통하여 만성질환을 억제하고 국민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첩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웃 일본에는 '보건관리사'라는 제도가 있다. 자격 있는 간호사를 약 6개월간 교육시켜 보건관리사자격을 주며 이들이 지역사회에 나가 대사증후군 추적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일본은 2008년부터 대사증후군관리 시범사업을 시작하여 지방자치단체별로 이를 활발히 운영함으로써 해마다 수천억 원의 의료비를 절감했다는 보고서를 읽은 적이 있다.

이번에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기념포럼에서 제시한 6단계 관리모형 중에 제시된 케어코디네이터가 바로 일본의 보건관리사와 같은 의미의 직종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루 이를 잘 활용하여 대사증후군 단계에서 만성질환을 예방해 나간다면 우리도 많은 의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이러한 시스템을 운영함에 있어서는 그 시스템의 중심에 서는 의사들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단은 그 시범사업 수행에 있어서 일차의료기관 및 의원급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의료계의 저항감 없는 만성질환관리 수가체계 개발 및 케어코디네이터 교육훈련과 수행업무 범위 등을 정확하게 설정함으로써 또 다른 갈등의 소지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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