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연속 두자릿수 성장 비결은 조화와 혁신'
잉그리드 드렉셀 한국바이엘 사장
2018.02.07 05:57 댓글쓰기

지난 3년간 잉그리드 드렉셀 사장[사진]이 바이엘코리아에서 이룬 성과는 눈부시다. 어느 분야보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의 제약시장, 특히 전문의약품사업에서 지난 3년 연속 두자리수 성장을 이뤄냈다.
 

3년 전 오늘(인터뷰 당시 2월 1일) 그는 바이엘코리아 대표이사에 임명됐다. 디지털화 등 새로운 변혁과 변화에 긍정적이었던 그는 혁신적인 국가인 한국으로의 부임을 크게 반겼다.


하지만 그는 바이엘코리아에 다소 아쉬움을 가졌다. 당시 이곳은 혁신과는 거리가 먼 회사였다. 바이엘코리아를 변화시키고자 노력했고 이는 곧 성과로 이어졌다.


드렉셀 사장은 과거 여성 건강 관련해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는 여성제품 분야가 강점인 바이엘에서 쌓아온 주요 경력이 됐다.


그는 스스로 60년대 유럽의 자유화 및 여권 신장 활동이 어린 시절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 한다. 최근 사회에서 다시 나타난 이와 비슷한 변화들에 고무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페미니스트(feminist)는 아니라고 단언했다. 생물학적으로 여성과 남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선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터뷰에서 드렉셀 사장은 “굳이 따지자면 리버럴리스트(liberalist) 정도 되지 않을까”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Q. 바이엘코리아 대표이사로 일했던 3년간 주력했던 분야는


A. 상호 신뢰 및 상호 존중의 업무 환경을 조성하고자, 부임 첫해에 TRAFO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는 각각 신뢰(Trust), 존중(Respect), 태도/자세(Attitude), 재미(Fun), 조직(Organization)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약자다. 상호 신뢰와 존중, 긍정적인 태도와 재미를 추구하는 조직을 의미한다.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다면 성공을 못하는 것이 오히려 힘들다고 생각,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노력했다.


또 바이엘코리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수평적 문화를 위해 노력해왔는데 예를 들면, 직함 대신 ‘~님’을 활용하거나, ‘잉그리드’라고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문화를 통해 임직원 사이의 평등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직원들과 허물없이 지내기 위해 사무실을 전부 돌면서 직접 간식거리를 나눠주기도 한다. 처음에는 다소 직원들이 놀라기도 했다. 이처럼 직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제스처를 끊임없이 시도했으며, 주위를 환기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장려했다.


회사 차원에서 아침 티 브레이크를 진행해 부서와 직급을 막론하고 정기적으로 1시간씩 10여명의 직원과 다양한 질문과 논의를 꾸준히 진행했다. 허심탄회하게 회사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다 직원들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우수한 제품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긍정적인 자세와 직원들의 사기 및 업무 관여도 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활력이 넘치는 역동적인 국가다. 이 같은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감사하게도 직원들은 항상 긍정적으로 호응해서 잘 따라와 준다.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나, 그 성과를 내는 방법 또한 중요하다. 성과에 효율적으로 도달하고자 그 과정에 대해서도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


Q. 일과 삶에 균형을 잘 맞춘다는 평(評)을 들었다. 노하우가 있다면


A. 우리 모두 자기 인생에 주도권을 가지는 것이다. 주도적으로 균형을 맞춘다는 생각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업무량이 과도할 경우 직원과 상사의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업무 배분에 문제가 있을 시, 업무를 조정하거나 인력을 확충하는 등의 솔루션이 마련될 수 있다. 개인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한 직원이 그의 아버지가 암으로 진단돼 4개월의 휴직 의사를 피력한 적이 있다. 기업의 리더로서 직원의 빈 자리는 크게 고민이 되는 문제였으나, 해당 팀 내에서 모든 직원들이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고 논의한 결과 그 직원은 휴직을 갈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개인적인 삶도 잘 유지하고 또 그 후에 복직 후 회사 생활을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닌 인간이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회사와 직원간 상호 인정의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Q. 바이엘코리아의 올해 목표는. 그리고 이를 위한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A. 혁신과 디지털화가 전 세계적으로 화두다. 한국은 이 흐름의 중심에서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바이엘코리아 또한 혁신과 디지털화에 더욱 걸맞은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직의 변화를 극대화 할 것이다.


바이엘코리아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피를 수혈하며 젊은 생각과 정신을 수용하고자 노력 중이다. 한국은 벤처 및 스타트업 등 창업이 활발하다. 이에 글로벌 차원에서 유망한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 및 지원하는 ‘그랜츠포앱스’ 프로그램을 5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다. 바이엘코리아는 2017년 한국 특화 프로그램으로 ‘그랜츠포앱스 코리아’를 론칭했다.


이 프로그램에 선정된 스타트업은 약 3개월간 바이엘 사무실 공간을 같이 활용하고 경영, 허가, 법률, 인사 등의 다양한 비즈니스 측면에서 필요한 조언과 노하우를 직접 받게 되는 방식으로 긴밀히 협력하며, 다양한 기회를 제공받는다. 그랜츠포앱스 코리아 프로그램은 KOTRA와 함께 진행되며, 스타트업은 코트라를 통해서도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된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진학률을 자랑하는 국가다. 바이엘코리아는 이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기여코자 한다. 한국은 블룸버그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 중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디지털화 및 혁신과 관련해 굉장히 중요한 국가임을 바이엘 본사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실적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직원의 관여도를 높이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이후 자연스럽게 실적은 따라온다고 믿는다. 이 맥락에서 현재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8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지만 지속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Q. 바이엘은 여성 건강 분야에 강점을 지닌다. 여성 질환에 대한 생각은


A. 여성 건강 관련해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었기에 이 질문을 해주신 것에 감사하다. 여성으로서 이를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에 개인적으로 큰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60년대 유럽의 자유화 및 여권 신장 활동에 어린 시절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를 지켜보고 자란 여성으로서, 사회에서 이런 변화들이 나타나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피임약이 개발되고 사회에 도입되며, 여성들이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임신을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은 양성 평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생각된다. 경구피임제는 여성이 직장이나 가정에서 이전보다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단지 여성, 남성이라는 이유로 추가적인 어려움이나 고통을 받지 않아야 한다. 전 세계 인류가 성별에 따른 어려움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으며, 이 분야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Q. 본인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는지? 미투(Me too) 운동에 대해 견해는


A. 어릴 적에는 여권 신장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지금 돌이켜보면 꽤나 열정적이었던 것 같다. 여성과 남성의 파트너십을 강조하고 싶다. 성별간 균형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이엘코리아 내부에는 여성 임원이 많으며, 이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생물학적으로 여성과 남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스트보다는 리버럴리스트(liberalist)로 스스로를 표현하고 싶다


미투 운동 대해서는 자신의 의사 및 상황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다는 것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 다만 한편으로는 양성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위축되고, 회사 생활에서도 동료들 사이에 친밀감의 표현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있다. 그 누구도 성에 따라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으로 평가 받는 사회가 조성돼야 한다.


최근 젠더와 관련된 경험을 이야기 하자면, 주한독일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회장의 표현인 ‘체어맨(chairman)’을 ‘체어우먼(chairwoman)’으로 굳이 바꾸지 않았다. 회장을 수행하는 사람을 호칭하는 전통적 표현으로, 호칭은 단순히 하나의 기능을 칭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Q. 어떻게 기억되고 싶나


A.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배우는 것을 실제로 즐기고 있다. 대학 강연 시에도 나이에 구애 받지 말고 마음을 열어 경험하고 도전하라고 이야기한다.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해보라고 장려한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평생에 걸쳐 배움을 추구해야 하고(Life-long learning) 끊임없이 배우고, 자기개발을 도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성공적이고 평화로운 올림픽을 성료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것을 덧붙이고 싶다. 독일 대통령 또한 올림픽을 위해 공식적으로 방한할 예정인데, 그때 한국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 역사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서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역동성과 변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개방적 마인드를 독일이 배우고, 반대로 독일의 체계성을 한국이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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