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대한민국 의료계 현안 해법=주치의제'
김영식 WONCA 조직위원장
2018.10.18 05:5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현재 국내서 대두되는 많은 의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치의 제도 도입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WONCA 2018 SEOUL 조직위원회 김영식 위원장(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사진]은 이를 몇 번이고 강조했다.


김영식 위원장은 "의료계 화두인 의료쇼핑‧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과 원격의료는 우리나라에 맞게 주치의 제도를 갖춰진 이후 논의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주치의 제도로 의료쇼핑‧상급종합병원 쏠림 완화 가능”

주치의 제도의 도입으로 일차의료 역할이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환자들의 의료쇼핑과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영식 위원장이 정의한 일차의료는 통상적으로 의료계가 생각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나 개원가가 아니라 ‘주치의’인 것이다.


그는 “가족 구성원 전체의 건강 문제를 책임지는 의사가 주치의가 돼야 한다. 일차의료가 개업의사가 아니라 인근 지역 환자들의 건강을 결정하는 의사”라면서 “지역사회 내에 가족의 건강을 전담하는 주치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애 전주기 동안 주치의가 건강을 진단하고 치료하면 국민들은 같은 증상으로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반복검사, 반복진료를 받을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불어 건강을 전담하는 주치의가 있다면 경증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찾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의료는 소비자가 그 특성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잘 모른다. 주치의가 지역 내 환자들을 진단, 치료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지역 내 전문의, 병원들과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다. 반복검사, 반복진료를 줄일 수 있고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도 완화하는 효과를 분명히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금 국민들이 상급종합병원을 찾는 것은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라며 “지역사회, 인근에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가벼운 질환인데도 상급종합병원을 찾는다. 왜냐하면 확실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믿지 못하기 때문에 한 곳에서 진단과 검사를 받은 후 다른 곳을 또 찾아서 같은 검사, 진료를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주치의 제도를 도입하면 환자들은 ‘내 건강을 믿고 맡길 사람’이 생기게 되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의료비의 많은 부분을 절감할 수 있고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원격의료 핵심은 ‘응급의료’ 아닌 ‘주치의 제도’

김영식 위원장은 원격의료 실시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도 주치의 제도를 꼽았다. IT기술의 발전을 막고 있다며 원격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산업계와 의료진의 책임범위가 확대된다고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의료계의 논쟁에는 가장 핵심적인 주치의 제도가 빠졌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도서지역에 한해 원격의료를 허용한다는 정부의 주장 역시 초점을 응급의료에 맞춘 것으로, 핵심에서는 비껴나 있다.


김 위원장은 “도서지역에서 원격의료를 허용한다는 것은 응급의료를 핵심에 둔 것”이라며 “원격의료 기반은 응급의료가 아니라 주치의 제도다. 원격의료는 늘 진료 받던 환자들이 병원을 찾기 어려울 때, 멀리서 진료해야 할 때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서지역에 거주하는 환자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의료진 도움을 필요로 해 원격의료가 이뤄진다면 의료진은 책임범위를 놓고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원격의료는 건강 상태나 이전의 진료 이력을 알 수 없는 환자에 대해 응급 상황에서 진료, 처치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20~30년간 진찰받아온 환자가 사정이 생겨 방문 진찰을 받기 어려운 경우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평생에 걸쳐 진찰을 받아온 환자가 고령 등으로 방문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의사도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울 수 있다. 이런 경우에 기술이나 대면이 문제가 돼서는 안 된다. 주치의만 원격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치의 제도가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격의료를 놓고 문제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위원장은 주치의 제도를 언급하는 것을 우려하면서도 그 필요성은 반복해서 강조했다.


그는 “주치의 제도는 의료계에서는 금기시 돼 왔지만 이제는 말을 할 때가 됐다. 우리와 비슷한 일본도 고령화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노인의학이 발달해 이 환자들에 대해서는 방문진료를 하는 의사가 있다. 우리나라도 검사를 많이 해야만 병원을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넘어서야 한다. 환자를 책임지는 주치의 제도는 분명 그 해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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