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의약분업 안되면 의사의 꿈 접겠다'
2000.11.12 15:00 댓글쓰기
"물이 정화된 다음에 뛰어들어 항해하고 싶다." "의료개혁이 되지 않는 한 의료계에 몸담지 않겠다"

의사국시 거부 투쟁을 이끌고 있는 제6기 전국의과대학 4학년 대표자협의회 남경일(부산대 본·4)의장은 유급 위기에 직면한 예비 의료인들의 정서를 이렇게 전했다.

"겨우 약사법 한두줄 바꾸려고 의사국시를 거부한 것이 아닙니다. 의대생들은 국시거부와 유급불사 결의를 통해 정부에 대해 약사법 재개정 및 의료보험 국고지원 50% 확보 등을 요구했습니다."

남경일 의장은 의약정 합의안에 대해 "대체조제는 일부 성과가 있지만 의대생들의 요구와 상당부분 거리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남의장은 "초벌구이한 도자기 작품이 검사과정에서 걸러지듯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임의조제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법제화되지 않는 한 국시거부를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일단 국시거부를 철회하려면 수업복귀가 선행돼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복귀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의장은 그러면서 "6년간 배워야할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주장하는 참의료와도 배치된다는 것이 본과 4년생들의 일반적인 정서"라고 대변했다.

하지만 협상에 참여했던 비공소위에 대해선 "미흡한 부분도 많지만 진일보한 결과를 이끌어 낸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그동안의 노고를 인정했다.

전4협은 오늘(14일)로 의료개혁을 요구하며 지난 8월9일 강의실을 떠난지 정확히 백일째 접어든다.

의료계 투쟁을 전공의가 선도한다면 의대생 투쟁의 최전선에 전4협이 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동안 완강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학생들의 맏형으로서 중심을 지켰다는 평도 받았다.

지난 4월16일 의약분업과 관련한 성명서를 처음 낸 것도 전사협이었고, 현재 유급투쟁을 이끌고 있는 제2기 의대생 비대위를 탄생시킨 주역도 전4협이다.

"국민들이 불편을 겪고 의사의 책임마저 버리는 상황에 될 때까지 정부는 무얼하고 있었는지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남의장은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를 닫았던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토해냈다.

또 진정 정부가 의료개혁을 원한다면 "의정협상에서 진지한 협상자세로 임해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것이 환자들로부터 존경받고 교과서대로 진료할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은 예비 의료인들의 소중한 바람이라고 소박한 희망사항을 피력했다.

김태형기자(th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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