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병원경험과 첨단기술 결합위해 노력중'
2001.11.17 15:00 댓글쓰기
한 때는 의료현장의 정보화수준이 정보통신분야보다 20년은 뒤처져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떠돌곤 했다.

OCS·PACS 등 의료와 정보기술이 본격 결합되기 시작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현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보기술 분야에 뛰어드는 의료인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요즘, 11년간 영동세브란스병원 보험심사과 등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쌓은 경험을 최첨단 기술과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송미라 부장을 만났다.

송 부장은 "병원에서 일한 11년을 평가하며 급변하는 주변환경에 제대로 대처하는 방안이 무엇일까 고민했다"면서 간호사를 그만두고 연세대학원 보건정보관리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대학원 졸업후 그녀는 '의학정보DB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구축해 의료인에게 도움이 되게 하느냐'는 엑스퍼트 시스템(expert system)을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작년에 영국에서 열린 세계의료정보학회에 참석했을 때, 이미 대다수 선진국들은 의사가 부재중이더라도 핸드폰으로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등 '모바일 의료체계'가 확립돼 있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그 때의 경험은 그녀에게 병원업무 단순 전산화를 넘어 '의사결정지원시스템' '지식관리시스템' 등을 고민하게 만든 단초가 됐다고 한다.

그녀가 말하는 '지원시스템'은 진료의 최종결정을 내리는 의사를 효과적으로 보조하는 '프로토콜'의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환자 혈액 검사후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의사가 차트를 뒤져보기 전에 즉각 경보가 울리거나, 의사가 부재중이어도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면 바로 신호가 가는 식이다.

'지식관리시스템'이란 수많은 학술연구성과·임상결과 등을 실제 의료인들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DB를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그녀의 고민은 이외에도 진료비용 및 표준진료지침을 분석해 병원경영을 개선하는 '사례관리 시스템' 등 DRG시행 이후의 기술개발에까지 미치고 있다.

박사 과정과 업무를 병행하고 있는 송 부장은 아직 결혼계획이 없다며, 일에 빠진 자신에게 접근하는 남자가 없었다고 활짝 웃는다.

하루 25시간도 모자란다는 그녀는 인터뷰 당일도 '아시아 인공지능정보학회'에 참석한 후 저녁도 먹지못한 채 기자와 마주해야 했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도약을 준비하고 있어 행복하다"며 "35살이 된 지난 98년, 에너지가 다 소모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오히려 더 힘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부장은 "의료인이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는 결국 의료인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며 "정보화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박지호기자(joyj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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