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업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행복사업'
2001.10.21 15:00 댓글쓰기
"성공하는 병원은 경영이 있다"

의료란 어떤 신성한 행위라는 믿음이 강한 국내 의료계에서 이 말은 다소 생소하다.

그러나 지난해 의약분업 실시 이후 일련의 의료 환경 변화를 거치면서 '경영'이 병원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한 것은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치과병원 연합체 '예 네트워크'대표이자 의료 전문기업 메디소프트 박인출 사장은 "현재 의료계는 혁명적이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대 변혁기를 맞고 있다"며 "무엇보다 의사들이 과거에 누려왔던 위치가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까지 병원 내 모든 가치는 의사가 만들어 왔다"며 "그러나 이제는 환자 중심으로, 환자의 가치를 높이는 병원 경영철학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고스란히 자신의 병원 경영에 반영돼 있어 더욱 그 의미가 깊다.

그는 지난 92년 서울대 치대 동기 4명과 함께 강남구 역삼동에 '예치과'를 개원, 이곳에 환자중심의 병원경영 시스템을 도입했다.

예치과 개원과 함께 인간중심의 진료, 진료 및 종합화에 의한 합리적 진료, 임상연구와 교육을 통한 진료, 미래지향적 관리 및 운영, 사회에 대한 기여 등의 경영 철학을 세워놓고 이를 철저히 실행에 옮겼다.

예치과의 이 같은 경영철학은 선진 의료 서비스에 목말라하던 환자들을 감동시켰고, 나아가 이에 동조하는 치과의사들을 중심으로 '예 네트워크'라는 독특한 병원연합체를 탄생시켰다.

"단독개원이 병원 개원의 제 1세대 모델이라면 현재 급증하고 있는 공동개원은 이보다 한발 앞선 2세대 모델이다. 그리고 제 3세대 개원 모델이 바로 병원 네트워킹이다"

그는 "병원 네트워킹은 급변하는의료환경에 대응하는 새로운 대안"이라며 "의약분업을 비롯 민간의료보험 도입, 의료시장 개방등 여러 가지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예네트워크에는 치과병원 24개를 비롯 한의원, 성형외과등 타 진료과까지 합하면 모두 30여곳 이상이 회원병원으로 가입한 상태며 앞으로 회원 병원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의 목표는 오는 2005년까지 국내에 200여개 이상의 네트워크 병원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예네트워크의 경영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1,000명 이상의 의사를 확보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도 3개 이상의 자매 치과를 설립하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하지만 그의 경영철학은 단지 인생의 성공이나 물질적인 이익에 머물러 있지 않다.

"의료업이란 궁극적으로 치료라는 수단을 통해 환자의 행복을 도와주거나 제공하는 일종의 행복사업이다. 환자들은 좋은 치료를 받은 뒤 갖게 될 편안함, 안정감, 아름다움을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지 단순히 치료나 수술을 목적으로 병원을 찾는 것은 아니다"

의료업은 곧 '행복사업'이라는 그의 생각은 경영마인드 도입을 통한 성공적인 병원경영이 최종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늠하게 한다.

김상기기자(bus19@dailymedi.com)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