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 相生하는 원스톱 전자상거래 구현'
2001.10.13 15:00 댓글쓰기
"경쟁이 아니라 '윈윈' 관계죠. 상대방이 잘돼야 IT사업은 성공하는 겁니다. 궁극적으로 자연스럽게 합쳐져서 함께 갈겁니다."

자신감의 표현일까? 서울대병원의 인큐베이팅을 거쳐 의료용품 전자상거래를 시작하는 이지호스피탈 서정욱(서울의대 교수) 대표는 병원계 내에서 우후죽순 생겨나는 전자상거래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상생 관계"라고 잘라 말했다.

느리지만 모든 병원과 업체가 이익을 보면서 함께 가는 길을 선택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이지호스피탈은 다른 경쟁업체의 시장을 흡수하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은 눈에 띠지 않는다.

그는 의약품거래와 관련 "도매상기능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고민을 했지만 거래마진을 챙기는 도전적인 마케팅 전략은 IT업체로서 맞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지호스피탈은 따라서 기존의 병원과 도매상의 거래관계를 훼손하지 않고 IT업체에 걸맞는 새로운 기술력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병원-도매상의 거래관계를 전자화시키는 것이죠. 입찰뿐만 아니라 계약, 발주, 납품까지 하나의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지원을 하는 겁니다"

이지호스피탈은 이른바 원스톱 전자입찰구매 솔루션을 병원에서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1∼1.5% 정도의 커미션을 받겠다는 것이다.

서교수는 준비단계에서 여론의 관심사였던 병원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다소 여유있는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이 서류에 서명한게 있느냐고 물어요. 하지만 병원참여는 여러 단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따라서 병원참여를 5단계로 나눴다. 병원장이 참여하려고 해도 구매과 직원이 협조가 없으면 전자상거래를 실시하기 힘든 것이 우리 병원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가 밝힌 5단계는 구매실무자 스타디→구매실무자와 병원장이 참여를 전제로한 스타디→사이트를 이용해 구매연습→1만여개 카달로그 중 1품목이라도 직접 구매하는 단발성 참여→병원구매 프로세스 구성까지다.

이지호스피탈은 이 과정에서 가격결정 메커니즘(싸게 구매하는 방법), 업무효율화(가격은 별로 만족하지 않지만 최적의 품목을 적기에 처리), 부가서비스(가치창출 구매) 등을 제공한다.

"이지호스피탈이 과연 성공할 것이냐"이냐는 물음에 그는 "의료는 경제적인 측면이 아니라 공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답변을 대신했다.

1년11개월의 임신기간과 걸음마 단계를 거쳐 오는 15일 오픈하면 성인으로서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이지호스피탈. 그리고 서울의대 교수에서 의료 전자상거래 업체의 대표로 변신한 서정욱 교수.

그의 행보에 의료전자상거래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공익적인 측면이 강한 '의료'라는 핵심역량은 집중투자하고 비핵심역량은 과감하게 아웃소싱 해야 한다"는 그의 평소 지론이 적중할지는 15일 성인이 되는 이지호스피탈의 미래의 얼굴에 담겨질 듯 싶다.

김태형기자(th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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