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배우러 미국가야 하나?'
2002.04.14 15:00 댓글쓰기
"한의학은 앞으로 점점 커집니다. 한의학은 우리 의사들이 캐야할 보물입니다."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교수직을 최근 그만둔 이성환 박사는 "우리 의학이 사는 길은 한의학을 적극 수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이면서 동시에 한의사인 양·한방 복수면허자. 양·한방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그는 치료영역을 놓고 줄다리기가 한창인 의료계와 한의계에 화두를 던졌다.

"한의학을 비과학적 사고로 치부하면 결국 한의학을 배우러 국내 의사들이 미국을 가게되는 날이 올 겁니다."

그는 국내의사들이 한의학을 미신으로 치부하는 것에 대해 "미국의 연구추세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의 건강식품 시장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어요. 미국 NIH가 한해 쏟아 붓는 연구비도 엄청나죠. 침을 사용할 수 있는 미국 의사가 7만여명에 이르고 있어요."

이 박사가 국내의사들의 '한의학 수입론'을 펴면서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도 의사들이 한의학에 대해 무지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의사들은 본과 2학년까지 의학공부를 하고 있어요. 의학의 기본골격을 너무나 잘알고 있습니다. 반면, 의대에서는 한의학을 전혀 배우지 않고 있죠. 미국의사들은 한의학의 장점만 취하죠. 우리도 경쟁에서 이기려면 한의학의 좋은 점을 수용하고 의학으로 흡수해야 합니다."

그는 "양·한방 교육이 일원화돼야 한다"며 "한의학을 제도로 흡수하기보다 학문과 임상으로 흡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의 주장은 양자역학으로 대변되는 '신과학'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된다.

'뉴튼식 과학'이 현재 의술의 토대라면 동양의 '음양오행론'(양자역학)은 미래의학을 주도한다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기초한 것이다. 실용가능한 현대의학의 태크닉이 한의학 이론과 접목돼야 완결성을 가질 수 있다는 일종의 '응용의학'인 셈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의학을 주도했으면 좋겠다"는 이성환 박사. 그의 평소 지론이 양·한방의 가교역할로 작용할지 아니면 논란만 증폭시킬 것인지는 양측의 이론에 대한 열린자세가 관건일 것 같다.

그는 22일 '혜민서 허준의원'을 문을 열어, 한의학의 장점을 수용한 다양한 치료법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태형기자(th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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