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확대·대학병원 역할강화 적극 추진'
2002.03.23 15:00 댓글쓰기
"투자확대, 대학병원 본연의 역할강화 등 대규모 정책뿐 아니라 직원친절도 제고·병원환경개선 등 기본 항목도 강조돼야 합니다."

문형 한양대의료원장은 온화하고 조용한 편이라는 주변의 평가처럼 인터뷰 초반 다소 신중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의료원의 단점과 발전전망에 대한 대목에 이르자 확신에 찬 말투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주요추진사업이 지연되는 등 내부 의사결정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외부에서 볼 때는 그렇게 비칠 수도 있다"며 "하지만 PACS의 경우 의료파동 등으로 인한 누적적자때문에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적극 반박했다.

새로 도입된 수중분만장치의 설치가 늦춰지고 있는 이유도 공간·리노베이션 문제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는 것.

문원장은 "병원 리노베이션이 3∼4년만 더 빨리 이뤄졌더라도 (의료원이) 이런 상황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확대를 통해 의료원 중흥의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원이 발전해야 재단도 커질 수 있다"며 "본격적인 재도약을 위한 투자에 재단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문원장이 내세우는 의료원 중흥의 비책은 각 과의 권한강화, 교수부담 덜어주기에서 출발한다.

그는 "앞으로 각 과에서 타당성에 기반한 사업 결정이 이뤄질 경우 재정·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며 "연구·교육 등 대학병원 본연의 역할을 되찾기 위해 교수들의 업무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도 고민중"이라고 표명했다.

SCI 등재 논문이 이미 점수화되고 있고, 임상·교육·진료의 모든 측면에서 높은 성과를 기대하는 의료원의 시선 또한 교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그는 교수별로 집중 파트를 따로 책정, 점수배율에 차이를 두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문원장은 "교수들의 업무부담이 줄어들어야만 개원의 교육 등 지역사회의 중심 대학병원 역할 수행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큰 규모의 사업추진뿐 아니라 기본적인 이미지개선 작업도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 문원장의 기본입장이다. 업무능력 외에도 환자에 대한 친절은 서비스기관인 대학병원의 기본적 자세라는 것.

그는 "리노베이션 마무리작업과 함께, 청결하고 친절한 대학병원의 이미지를 재구축할 수 있도록 직원 모두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올 5월이면 개원 30주년을 맞는 의료원은 발전계획위를 통한 의료원 발전방안 수립을 준비중이다. 캐치프레이즈 공모 등을 통해 전직원이 함께하는 개원기념식이 되기를 문원장은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의료정책에 누수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인은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책수립에 적극 관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의료시장개방·보험재정 운영실패 등 의료전반의 위기상황에도 주목하고 있는 문원장은 신중하지만, 꾸준한 발걸음으로 한양대 의료원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지호기자(joyj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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