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간호사 비전은 무궁무진'
2009.10.11 14:28 댓글쓰기
지난 8일 오후 고대 안암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로비. 소파에 앉아 있는 중년 여성에게 흰 가운을 입고 서류 봉투를 든 이가 살며시 다가왔다.

"잠시 시간 괜찮으신가요? 저희는 우울증 환자의 유전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대조군인 일반인으로부터 채혈이 필요해서요."

연구에 필요한 환자 및 일반인을 선정,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연구간호사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고대 정신작용약물유전체 중점연구센터에서 임상연구 코디네이터(Clinical Reasearch Coordinator, CRC)로 일하는 남소현 연구간호사[사진]는 "환자를 돌보는 일은 병동간호사와 매한가지"라며 센터에서 연구간호사가 수행하는 역할을 소개했다.

"임상시험에서 필요한 환자를 모집해 약물경과를 추적, 연구기간별로 스케일링하는 업무를 맡고 있어요. 시험 시작 전에 예산을 산정한다거나 증례기록서를 검토하는 것도 연구간호사의 몫이죠. 환자를 다룬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간호사 업무와 유사성이 있지만, 임상시험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반적인 컨트롤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연구간호사가 잠재 피험자(potential subject)를 추출해 임상데이터를 만들면, 이를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에서 진행한 유전형 데이터와 비교 분석하는 식이다.

현재 고대 정신작용유전체 중점연구센터에는 연구간호사 2명과 연구팀 교수 2명, 데이터 정리를 수행하는 연구교수 1명 및 행정팀 직원 2명이 소속돼 있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남 간호사는 교수의 제안으로 2004년 안과 CRC로 연구간호사의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안과에서 진행하는 첫 국제 연구에 참여하게 된 것. 당시만 해도 연구간호사라는 분야 자체가 생소해서 업무를 익히기까지 얼마간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행정직 간호사와 마찬가지로 '3교대 근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에 일련의 연구 프로세스를 책임진다는 성취감까지 맛볼 수 있어 연구간호사를 희망하는 간호사는 늘고 있는 추세다.

"저는 교수님의 권유로 우연히 들어오게 됐지만, 맨 처음 시작할 때 어떻게 입문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요. 다들 하고는 싶어 하는데 처음 시작이 어렵습니다. 요즘은 각종 교육프로그램 및 온라인 모임이 활성화돼 있어서 체계적인 입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지만요."

임상에서 연구간호사의 역할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만큼 연구간호사를 전문간호사 대열에 합류시키기 위한 움직임도 진행 중이라고.

남소현 간호사는 "임상시험이지만, 시험약으로 환자의 증세가 좋아져서 고마움을 표시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연구간호사 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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