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자비심으로 난치환자 구명'
법경 스님(건국대병원 불교 법당)
2015.05.25 20:00 댓글쓰기

"환자들을 질병과 심리적 우환으로부터 구제하는 것은 종합병원 내 불교 법당의 몫이자 의미다. 원내 법당에서 환자들과 만나는 일이 곧 종교 수행이다."

 

석가탄신일을 맞은 건국대병원 내 불교 법당 풍경은 여느 때 보다 분주했다. 중증도가 높은 질병 환자에서부터 장기 입원으로 심신이 지친 환자들은 원내에 마련된 법당을 찾아 건강과 쾌유를 기원하며 병마와의 싸움을 지속 중이다.

 

환자와 의료진들과 더불어 석가탄신일에 한층 더 바쁜 이가 있다. 건국대병원 불교 법당을 관리하며 환자 포교 등 도심 속 나눔을 실천중인 법경 스님이 그 주인공이다.

 

건국대병원 불교 법당은 매해 석가탄신일을 맞아 건대병원에 입원 중인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수백~수천만원에 달하는 의료비를 기부하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또 건대병원은 입원 환우들을 위한 자선 음악회, 중국 등 해외 난치환자 의료비 지원 등 여느 병원보다 적극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환자들을 종교적으로, 경제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자그마한 원내 법당에서 이렇게 다면적인 환자 나눔 기부활동이 이뤄질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법경 스님의 철학이 깔려있다.

 

건대병원 불교 법당 내 자원봉사를 통해 환자들과 종교로써 소통중인 법경스님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매일 아침 병원을 돌며 환자들과 대화하는 것이 나에게는 수행이자 나눔"이라며 말 문을 열었다.

 

법경 스님은 과거 20대 청년시절 병원으로부터 폐결핵 4기 판정을 받았다. 각혈을 하고 숨을 쉬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 불교와 만났고, 종교에 귀의한 그는 가까스로 건강을 회복해 이제는 건대병원에서 환자 포교에 전념 중이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완치된 만큼, 환자 포교를 통해 질병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자유롭게 하는 일이 자신의 본분이라는 게 법경 스님의 철학이다.

 

데일리메디는 광진구 능인정사와 건대병원 불교 법당 주지인 법경 스님을 만나 석가탄신일을 맞은 건대병원 풍경과 불교 환자 포교에 전념케 된 그의 삶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승려의 길 택하고 병원 법당에서 포교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있나

 

사람들은 건강할때 나눔의 의미를 잘 체감하지 못한다. 환자들에게 불교 등 종교는 매우 절실하고 소중하다. 내가 극심한 폐결핵으로 생명의 빛이 꺼져갈 때 불교를 통해 건강을 찾았다. 그리고 나서 환자를 불교로써 도와야 겠다는 신념이 생겼다. 과거 성수동 지역에서 포교활동을 하면서 난치병 어린이를 돕기 시작한 게 원내 법당 주지승이 된 계기다.

 

병원 내 불교 법당 의미와 역할은

 

원내 법당에 있다보면 참 많은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법당을 찾는다. 병마와의 투병 과정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 더 나은 미래, 건강한 신체를 되찾기 위함이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의 소망만큼이나 간절한 기도가 있겠는가. 불교를 통해 질환에 대한 고통과 두려움으로 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게 돕는 것이 원내 법당의 존재 의미이자 주지승의 역할이다.

 

하루 일과가 궁금한데

 

매일 아침 7시 건대 병원 법당에 도착한다. 초파일(석가탄신일) 봉축행사 등 특이 사항이 없으면 병실을 돌며 환자들과 대화하고 법당을 찾는 보호자, 환자들의 우환을 듣는 게 내 주된 일이다. 돈이 없어서 치료나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을 만나 평화로운 마음과 향기로운 삶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기운을 북돋는다.

어떤 환자들이 주로 법당을 찾나.

 

큰 수술을 앞두고 생(生)의 갈림길에 선 환자나 보호자들이 법당을 찾는 경우가 많다.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이미 많이 지친 환자들이 법당을 찾아 자신만의 방법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 외에는 만성 중증질환 등으로 장기 입원중인 환자들도 법당을 찾아 종교활동을 한다.

 

건대병원 법당은 매년 석가탄신일 기부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매년 심장병 어린이 돕기 기부를 한다. 어려운 이웃과 난치병 환우를 돕는 일은 원내 법당의 가장 큰 존재 의미라고 여긴다. 종교를 통해 질병으로 부터 환자를 구제하는 것 만큼 의미있고 보람찬 일이 있을까. 석가탄신일 외에도 매년 말 나눔 자선음악회, 자비쌀 나눔활동 등 지역사회 주민들과 환자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몇년 전 중국 심장병 환자 리진저 어린이가 건대병원을 찾아 수술을 마치고 건강히 고국으로 돌아간 일이 있다. 지난해 중국을 찾았을 때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나를 반겨줬을 때 그것 만큼 기쁜일이 없었다.

 

종교로도 극복할 수 없었던 질병을 앓은 환자도 있다. 과거 뇌종양을 앓던 중학교 여학생에게 법당은 의료비 지원도 하고 성심성의껏 완치를 도왔지만 그 여학생은 끝내 살지 못했다. 초등학생이었던 여동생이 주로 간병을 하고 모친은 행방이 확인되지 않아 가정형편이 넉넉치 못한 환자였다. 사경을 헤매는 어린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끝내 병마와의 싸움을 이기지 못한 아이의 죽음을 보면서 어려운 환자들에 대한 포교활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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