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23일 보건복지부 차관에 임명된 김강립 신임 차관은 임명 당시부터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그는 보건의료정책관,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역임한데 이어 지난 2017년 보건의료정책실장으로 있으면서 의학적 비급여의 급여화를 골자로 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을 입안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9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도 김강립 차관[사진]은 “보장성 강화와 공공성을 확충해가는 동시에 수도권 중심적인 현상에서 벗어나 지역에서도 안심하고 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내놓은 보장성 강화로 인한 환자 쏠림에 대한 답(答)은 “여러 분석을 통해 고민하고 있다”였다. 오늘 당장 답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김 차관은 “의료이용 행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비용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면서 대형병원 집중 현상이 가속되고 있는지, 더 세분화해 어떤 분야 질환에 집중되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단이 정확해야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있다. 많은 연구와 함께 관련된 협의체에서도 오랜 기간 논의됐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없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강립 차관은 이번 정부가 출범하면서 ‘보건의료분야에서 보장성 강화’는 대통령 직접 발표하고, 시행중이지만 ‘공공성 확충’은 상대적으로 소외, 지연되고 있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그가 판단하는 ‘공공성’은 공적 의료기관을 확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번 정부가 지향하는 사람중심 국가와 맞닿아 있다.
현재 서울이나 강원도, 전남 등 모두는 같은 기준으로 보험료 내지만 이용에 있어서는 같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다. 공공성을 통해 필수의료에 대해 내 지역에서 권역에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 갖추게 하고 정부가 행정, 재정적으로 뒷받침 하는 것이 공공성 확충의 내용이다.
이 부분에 대해 정부는 고민하고 보완할 예정이다. 과거 규제를 부활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김 차관은 “언제까지라고 못 박을 수 없지만 최대한 서두르겠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되면 이해당사자의 적극적으로 이견 개진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직역단체는 공통 불안요소가 있을 때 단합이 잘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수용성도 고려해 속도와 조화를 이뤄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의료인력 쏠림‧입원전담의제도‧의료계 관계 개선 등 현안 해결 총력”
"진단 정확해야 처방 가능하고 섣부른 개선책은 불필요한 사회갈등 야기, 신중한 접근 필요"
의료인력 쏠림에 대해서도 김 차관은 “많은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자칫 섣부른 아이디어는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지방 의료인력 전문가 확보 어렵다는 것에 작년 올해 일이 아닌 것은 알고 있다. 간호인력에 대해 이미 대책을 내놓고 TF도 별도 운영 중이다. 공공부문에서 반드시 필요한 인력 확보를 위한 대안은 이미 제시된 상태다.
김 차관은 “기존 대책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점검하고 실효성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미세조정 필요하거나 추가 보완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판단되면 다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해서도 점검할 예정이다. 아직 운영실태에 대한 보고는 받지 못한 상황이지만 “본사업 가야 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입원환자 안전성 높이고, 특히 수술직후 섬세한 케어가 필요한 환자에 대한 안전성 등 입원진료 수준 높이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병원계, 미래의료인력 길러내는 의학계, 정부, 당사자가 같이 고민해 숙제를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부는 필요성과 함께 앞으로 잠재적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실태조사 파악과 함께 의견을 모은다면 합리적인 개선 방안과 추가적인 정책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1년 넘게 불참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전했다. 지난 5일 취임 후 처음 주재한 건정심에서도 의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강립 차관은 “건정심에서 나갔다는 이야기는 기획조정실장 시절에 들었지만 그 기간이 그렇게나 길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얼굴을 맞대고 현안을 논의하는 건정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건정심은 이제 17년 정도 되는 역사를 가진 법에 의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협의기구로 실리를 얻기 위해선 무엇보다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전체 의사들을 대표하는 의협이 가진 의료단체에서의 상징적인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면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최대한 소통하고 협의해서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 복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