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근육 썩어가는 '심부전'→질병군 상향 절실
강석민 대한심부전학회장
2023.12.06 05:48 댓글쓰기



심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심부전(心不全)’. 암 보다 사망률이 높은 무서운 질병임에도 수 십년째 일반질환으로 분류돼 있는 탓에 환자들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환자들이 급증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국가적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대재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공통된 견해다.


대한심부전학회(회장 강석민) 및 국회보건의료발전연구회(회장 정재훈)는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심부전 환자분류체계 문제점을 지적하고 등급 상향을 촉구했다.


우리나라는 진단받은 질병군에 따라 크게 A군(전문진료 질병군), B군(일반진료 질병군), C군(단순진료 질병군)으로 나누는 환자분류체계를 운영 중이다.


심부전 환자의 경우 일반진료가 필요한 B군으로 분류돼 있다. 경증부터 중증까지 범위가 넓은 심부전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단일 진료군으로 묶어 놓은 셈이다.


환자분류체계의 경우 상급종합병원, 전문병원, 재활의료기관 지정기준에 활용되는 만큼 일선 병원들 입장에서는 상위 등급일수록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질병의 중증도가 당락을 좌우하는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내부적으로 A군, B군, C군 등 질병군에 따라 인력, 시설, 장비 등의 지원과 투자 순위가 달라진다.


때문에 일반진료 질병군으로 분류된 심부전의 경우 병원 입장에서는 관심과 지원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을 찾는 심부전 환자의 경우 중증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인력과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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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심부전학회와 국회보건의료발전연구회는 이러한 환자분류체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심부전의 질병군 등급 상향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부전은 반복적인 악화로 입원, 사망, 의료비 상승을 유발하는 중증질환임에도 불구하고 B군으로 분류돼 있어 환자 진료에 여러 불합리한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심부전학회 강석민 회장은 “심부전은 5년 사망률이 50%에 육박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임에도 A군에 속하지 않아 치료 및 관리에 매우 불리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하루빨리 A군으로 분류해 환자들에게 적절한 치료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예후를 향상시키면 의료비용 감소 및 국민건강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모든 심부전의 질병군 상향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생명과 직결된 △급성 심부전 △폐부종 동반 심부전 △비후성 심근증 등 중증질환이라도 우선 A군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석민 회장은 “환자분류체계의 질병군 상향이 결코 녹록찮은 작업임을 잘 알고 있지만 심부전의 위험성을 감안해 단계적이라도 등급 조정이 절실하다”고 설파했다.


무엇보다 노인 심부전 환자 증가세가 심상찮은 만큼 국가적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심부전 진료인원은 2017년 12만3928명에서 2021년 15만8916명으로 28.2% 증가했고, 총진료비는 1278억원에서 2073억원으로 62.2% 폭증했다.


전체 진료인원 중 80대가 39.5%로 가장 많았고, 70대 28.0%, 60대 17.1% 순으로 60대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환자의 85%를 차지했다.


대한심부전학회 조상호 정책위원장(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2년 후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 이 같은 추세라면 심부전 쓰나미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부전 질환의 중증도 상향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대재앙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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