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1·2년차 업무로딩 우려? 이런 병원들이 있다면 수련을 포기해야 한다. 내과 3년제 시행 3년 동안 과연 뭘 한 것인가.”
26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엄중식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사진]는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논의한 ‘3·4년차 전공의 동시 업무 배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엄 수련이사는 “입원환자를 줄이든지, 펠로우부터 교수까지 당직을 서든지 등 1·2년차 전공의가 뒤집어 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그런 병원들은 전공의 정원을 반납하라는 것이다. 전공의들도 ‘이동수련’ 요청 등을 해야 하는데, 왜 참고 있냐”라고 반문했다.
최근 대한내과학회가 부실 수련병원 10곳과 우수 수련병원 10곳의 명단을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에 제출한 것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변수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있었던 수련병원 중 전공의법을 위반한 병원들에 대한 지적이다.
엄 수련이사는 “지난해 현장조사를 통해 해당 병원들에 관련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며 “어떤 병원들은 전체적인 수련환경 자체가 구축이 안 된 곳도 있었다. 병원 내부인력, 원내 학술집단 활성화, 윤리 집담회 미개최 등 정원 자체를 채우지 못 한 곳도 있었고, 3년 연속으로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 한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실 수련병원 10곳, 우수 수련병원 10곳 등에 대해서는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이하 수평위) 결정 전까지는 공개할 수 없다”며 “수평위 합동회의에서 거의 합의를 이뤘으나 국감에서 전공의법 위반 병원들 정원 감원을 안 하냐는 지적이 있었고, 수련병원 부정행위·폭력행위 등은 학회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모두 감안해 감원 혹은 증원이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느덧 3년 차를 맞는 내과 3년제와 단축수련으로 인한 ‘수련의 질’ 제고를 위한 견해도 밝혔다. 수련시간의 탄력적인 운영, 승급제 도입을 포함한 연차별 평가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엄 수련이사는 “수련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술기, 환자 진료 노하우 등을 익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이는 일정량 이상의 환자를 봐야 가능하다”며 “80시간을 넘어서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3년 내내 이렇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연차별 평가가 필요한데, 유럽·미국 등도 고학년으로 갈수록 전공의 수가 적어진다”며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 하면 2·3년차가 될 수 없도록 승급제를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련시간 탄력운영·수준 미달자 진급 보류 승급제 필요"
내과학회 학술대회 성료… 전공의 역량 강화 ‘집중’
한편, 대한내과학회는 지난 10월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치러졌다. 이번 학술대회는 내과전공의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내과전공의 핵심역량 연수강좌는 의과대학생·전공의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24일~25일 양일에 걸쳐 소화기·감염·순환기·호흡기·내분비-대사·신장·혈액·종양·알레르기·류마티스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유철규 대한내과학회 이사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다양한 강의를 통해 전공의부터 전문의에 이르기까지 누구에게나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진행됐다”며 “특히 24일·25일 개최된 내과전공의 핵심역량 연수강좌는 전공의를 대상으로 각 분야의 필수적인 지식을 정리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