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중 과반 이상이 ‘교수노조’ 설립에 찬성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 촉각이 곤두서는 가운데, 앞서 ‘의사노조’를 설립한 아주대병원과의 차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수를 포함 같은 의사인데도 명칭이 다르기 때문이다.
교수노조와 의사노조를 가르는 차이는 ‘구성원 신분’인데, 여기에 따라 적용되는 법과 카운터 파트너도 상이하다. 더욱이 연세대 의대 교수들이 교수노조 설립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는 의료원장 및 총장선거 등에서 나타난 법인이사회의 독단적인 의료원 인사에 제동을 걸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3일 의료계·법조계 등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는 교수노조 설립에 대한 의견수렴을 마쳤고, 아주대병원은 의사노조를 설립한 바 있다.
같은 의사이면서도 노조 구성이 다른 이유는 구성원들의 신분 때문이다. 연세대학교 의대 교수는 ‘전임교원’이고, 아주대병원은 ‘임상교수’다. 이 때문에 양측은 적용되는 법도 다르다.
우선 전임교원의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이 아닌 교원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의 적용을 받는다. 당초 전임교원은 교원노조법 제2조에 따라 노조를 설립하지 못 하도록 돼 있었으나, 지난 2018년 8월 헌법재판소가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길이 열렸다.
반면 아주대병원 임상교수는 전임교원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조합법이 적용된다. 헌법재판소 판단과 관계없이 비전임 교수들은 언제든 노조 설립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김광산 법률사무소 교원 대표 변호사는 “노조 설립·단체협상·쟁의 등은 헌법상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이지만 노동조합법은 전임교원·공무원 등과 관련해 특별법으로 규정토록 했고, 이 때문에 교원노조법의 영향을 받는 전임교원은 노조를 설립하지 못 했던 것”이라며 “이와 반대로 임상 등 비전임교수는 노동조합법의 영향을 받아 예전에도 노조 설립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카운터파트너도 다르다. 연세대 의대 교수노조가 설립된다면 카운터파트너는 연세대 총장이고, 아주대병원은 병원장이 된다. 양측은 고용한 이가 연세대 의대 교수노조는 총장, 아주대병원은 병원장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세대 의대 교수들이 ‘교수노조’를 설립한다면 급여·복지 등 보다는 연세대 법인이사회에 대한 견제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본지가 보도(1월 22일자)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급여 수준 및 복지 체계에 크게 불만이 없었다.
해당 설문조사에 따르면 매우 만족·대체로 만족·보통 등 응답은 총 53.4%로, 응답자의 과반 이상이 처우를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이와 관련, 설문조사 과정에 참여한 연세대 의대 A교수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교수들의 연희대학교와 세브란스병원 합동정신을 위한 견제 의미”라고 밝혔다.
반면 아주대병원 의사노조 관계자는 “의사 과로는 곧 환자 피해로 직결된다. 의료사고 원인이 대부분 의료진의 과로에서 초래된다”며 “의사의 법적 과실에 대해 법원에서 엄격하게 처벌하는 만큼 의사 근무환경도 보장돼야 한다”고 설립 목적을 명확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