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경기도병원회 정영진 회장이 대한병원협회 회장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력 후보군 중 가장 빠른 출사표다.
차기 병협회장 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영진 회장이 첫 스타트를 끊으면서 선거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4일 라마다 프라자 수원호텔에서 열린 경기도병원회 신년회에서 정영진 회장은 제40대 대한병원협회 회장선거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대학병원 대표와 중소병원 대표가 2년씩 번갈아 가며 맡고 있는데, 차기 회장은 중소병원 차례다.
경기병원회 정영진 회장을 비롯해 서울시병원회 김갑식 회장,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회장 등이 유력한 출마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정영진 회장은 “새해 벽두부터 의료계에는 적폐처럼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의료전달체계 개편부터 시작해 문재인케어, PA문제, 의료인력 부족, 원격의료까지 민감한 의료계 현안들을 언급했다.
이어 “경기도병원회, 대한병원회에서 일하며 지켜본 의료현실은 이처럼 어렵고 모순된 점들이 많지만 이해관계가 다른 집단들 간 의견 조율과 합의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1400만 인구와 660여 개의 병원이 자리해 대한민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경기도가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계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판단이다.
정영진 회장은 “병원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봉사할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각오를 실천할 수 있도록 회원병원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도움을 부탁한다”고 사실상 병협회장 선거 출마를 시사했다.
신년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는 보다 확실하게 출마 의사를 밝혔다.
출마 결심 계기를 묻는 질문에는 “주변에서 출마 권유를 많이 받았다”며 "현 의료계 문제점들에 대해 과감히 부딪혀 가며 개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고 출마 배경을 답했다.
또 다른 결심 이유로는 15년간 병협에서 상임이사로 일하며 느낀 아쉬움에 대해 얘기했다. 지금까지 병협은 정책이 나오면 방어하거나 따라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는 게 정 회장의 생각이다.
이에 정영진 회장은 앞으로는 병협이 선제적으로 정책을 제시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인공지능(AI) 등과 같은 세계적인 의료 트렌드 등을 예의주시하며 먼저 아젠다를 선점하고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의료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질적인 부분 못지않게 양적 성장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인력 적정 확보가 시급하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의사들의 삶의 질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병협의 현 체제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협회들에 비해 가진 장점이 ‘업무의 연속성’인 만큼 회장직을 맡게 되더라도 현재 이사진과 함께 업무를 수행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대신 정책 이슈를 선도해 나가기 위해 동력이 떨어지기 전부터 초기에 TF팀 등을 꾸린다는 복안이다.
한편, 정영진 회장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다른 후보들도 근시일 내 선거 레이스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병협 회장은 오는 4월10일 정기총회에서 임원 선출위원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