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이달부터 급여 적용을 받게 된 유방암치료제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를 두고 현장에선 “치료접근성을 높이고 진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선물과도 같은 소식”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근석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장(혈액종양내과)은 지난 2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릴리 버제니오 보험적용 간담회에서 이 같은 소견을 밝혔다.
이 교수는 “전이성 유방암은 암세포가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되고 병기가 상당 수준 진행돼 완치가 어렵고 생존율이 떨어진다”면서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생존율을 높일 치료법이 치료과정에 도입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버제니오와 같이 임상적으로 삶의 질을 충분히 유지하면서 생존 기간 연장을 입증한 치료제가 보험이 적용되었다는 것은 환자에게는 큰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는 세포분화와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와 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차세대 표적 치료제다.
현재까지 국내 허가된 CDK 4&6 억제제 중 유일하게 휴약 기간 없이 매일 복용이 가능하다.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어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적용 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에 따라 6월 1일부터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받는다. 위험분담제를 통해서다.
급여 적용의 근거가 된 임상시험은 ‘MONARCH 2’다. 분비요법으로 치료 경험이 있는 HR+ 및 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은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에 대비,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을 유의하게 연장시켰다.
또 MONARCH 2의 2차 유효성 평가 변수로서 전체생존기간(OS)을 분석한 결과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은 단독요법 대비, 환자의 생존을 유의미하게 9.4개월 연장시켰다.
이차치료제로 폐경 전후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에서 폐경 여부와 관계 없이 유의미한 OS 개선을 입증한 CDK 4&6 억제제는 버제니오가 유일하다.
위험분담제 통해 6월부터 급여 신설…"삶의 질 유지하면서 생존율 높여"
간(肝) 전이 등 예후 좋지 않은 환자군에서도 일관된 결과 입증
MONARCH 2에서 버제니오 전체 생존기간에 대한 임상적 혜택은 하위그룹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났다.
내분비요법으로 치료받으며 일차적 내분비 내성(암이 빠르게 재발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됐을 때)이 나타난 여성에서의 결과는 모든 피험자를 대상으로 하는 ITT(intent-to-treat) 집단과 일관됐다.
간이나 폐와 같은 장기로 암이 전이돼 더 공격적이고 예후가 나쁜 특징을 보이는 경우에서도 일관된 효과를 보였다.
수명 연장 이외에도 이번 연구에 대한 탐색적 분석에서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은 항암화학요법 실시까지 걸리는 시간의 중앙값을 위약군 22.1개월 대비 50.2개월로 연장시켰다.
MONARCH 3 결과에서는 버제니오와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간값이 28.18개월로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 투여군의 14.76개월 대비 2배 가량 길었다.
종양 감소를 의미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은 버제니오 병용 투여군에서 48.2%로 나타나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 투여군 34.5%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버제니오 복용 후 빈번히 관찰된 이상반응으로는 설사, 호중구 감소증, 피로, 감염, 오심, 복통, 빈혈, 구토, 탈모, 식욕 감소 등이 보고됐다.
지난해 5월 HR+ 및 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이 있는, 폐경 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 기반 요법으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의 병용요법과 여성의 내분비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경우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용 허가를 받았다.
이번 급여 적용에 따라 허가사항과 동일하게 HR+ 및 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이 있는 폐경 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 기반 요법으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의 병용요법에 급여 적용된다.
내분비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여성의 치료에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으로 사용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