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노년 증가, 적극적 혈압조절 필요'
손일석 경희의대 교수(대한고혈압학회 홍보이사)
2018.06.15 10:4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김진수 기자]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 환자는 지난 2012년 540만명에서 2017년 604만명으로 늘어나 연평균 2.3%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대한고혈압학회는 새로운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는데 진단기준을 기존과 동일하게 140/90mmHg으로 유지했다. 이는 미국심장학회와 고혈압학회가 130/80mmHg으로 규정한 뒤 발표된 것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번 개정안이 갖는 의미와 국내 고혈압 진료에 있어 개선할 점은 없는지 대한고혈압학회 손일석 홍보이사(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사진]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미국심장학회(이하 ACC)와 미국심장협회(이하 AHA)는 고혈압 진단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는데 고혈압 진단기준을 130/80mmHg로 설정했다.
 

대한고혈압학회 역시 지난 2013년 개정 이후 5년 주기에 맞춰 2018년 하반기에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가이드라인에 큰 변화가 있었던 만큼 조금 서둘러 유럽이나 일본, 캐나다보다 선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발표했다.
 

미국과 다른 기준에 국내 의료진 사이에서는 진단 기준에 대해 다소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 듯 했지만 결과적으로 지난 10일(국내 시간 기준) 유럽도 우리나라와 같은 기준인 140/90mmHg로 유지, 다행히 우려됐던 혼란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병원 측정뿐만 아니라 가정서 재는 가정혈압 관리 중요"

손일석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극적 혈압 조절’에 있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최근 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평균연령이 82세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건강한 노인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혈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 같으면 고령의 고혈압 환자는 기대수명이 길지 않기 때문에 약물 등을 사용한 적극적 혈압 조절이 큰 의미가 없었지만 이제는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예전과 같이 노인들의 수축기 혈압을 160mmHg 또는 150mmHg로 놔둬서는 안 된다. 젊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140/90mmHg 수준으로 관리해야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데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병원에서 측정하고 그 데이터만으로 고혈압을 진단하는 것이 아닌 가정혈압 등 평상시 혈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손 교수는 “백의(白衣, White coat) 현상이라는 것이 있다.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했을 때 원래 자신의 혈압보다 10~15mmHg 정도 높게 나오는 것인데 반대의 경우도 존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병원서 한 번 혈압을 측정하고 환자 치료를 하기보다 환자 스스로 또는 병원 관리 하에 가정혈압을 측정하고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도 고혈압 위한 대규모 장기간 연구 실시해야”
 

손일석 교수는 더 정확한 고혈압 진료 지침을 만들고 환자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도 미국과 같은 대규모 고혈압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고혈압 진단과 관련한 자체 알고리즘이 있으며 국가 주도로 실시된 대규모 연구 SPRINT에 기초해 고혈압지침을 개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환자 진료에 적극적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여전히 데이터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일본도 자국민을 대상을 하는 J-SPRINT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대상자에는 75세 이상 고령자와 심뇌혈관 질환자 50~80세 등이 포함돼 있어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들은 인종이나 특성이 다른 해외 데이터가 아닌 오직 자신들의 나라에서 적용되는 데이터를 통해 더욱 정확한 진료를 실시할 수 있어 매우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연구 자체가 워낙 대규모로 장기간에 걸쳐 이뤄져야만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비용이 가장 큰 문제다.
 

손 교수는 “미국처럼 1만 여명 가까이 5년 동안 추적관찰 및 혈압 측정, 피검사를 실시하기에는 엄청난 돈이 든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고혈압과 관련된 연구를 실시하라’고 하지 않는 이상 실시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