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류마티스질환, 무조건 수술할 필요는 없다'
김광남 명지병원 소청과 교수 '세심한 진단 중요하고 국내 전문가 양성해야'
2022.02.28 11:3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소아류마티스 관절염은 단순 성장통과 다르기 때문에 한번은 의심해봐야 하며, 관절 통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성장 이상 및 동반질환 발생 등 장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김광남 명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명지병원 류마티스센터장)는 소아류마티스 관절염의 세심한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소아류마티스 관절염(소아 특발성 관절염)은 16세 미만 소아에게서 나타나 6주 이상 지속되는 관절염을 말한다.

침범하는 관절 수·부위·전신 증상 동반 여부에 따라 소수·다수·전신성·건선·골부착부위염 관련 관절염 등으로 나뉜다. 
 
대부분 면역체계 이상이 발병 원인으로 추정되며, 해당 질환의 유병률은 10만명 당 5~18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국내 유병률은 아직까지 조사된 것이 없지만 해당 질환으로 진료받는 소아가 매년 늘고 있다. 
 
김 교수는 “성인 류마티스 관절염과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인 점은 같다”면서도 “전자가 손가락·발가락 등 작은 관절에 주로 발생한다면 후자는 무릎이나 발목 등 큰 관절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은 통증이 있을 뿐 아니라, 특히 자고 일어난 아침이나 오랫동안 특정 자세를 취했다가 움직일 때 관절이 뻣뻣해져 움직이지 못하거나 붓는다”며 “고열·종창·피부 발진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해당 질환은 소아청소년기 성장통과도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수롭게 여기지 말고 의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성장통은 3~12세 성장기 아이들이 흔히 겪으며 주로 허벅지·무릎 양쪽에 통증을 일으키고 밤에 심하다”며 “관절이 붓거나 운동장애가 있는 경우는 드물며 마사지를 해주면 통증이 개선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은 환자가 성장하면서 장기적인 후유증을 겪을 수 있는데, 빠른 진단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김 교수는 “진단·치료가 늦어지면 손가락·손목·팔꿈치 등에 돌이킬 수 없는 관절 변형이 올 수 있고, 성장·발달 장애, 2차 성징 지연 등을 초래한다”며 “눈·피부질환이 동반되는데 포도막염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포도막염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할 수 있다”며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6개월에 1번 정도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인 류마티스는 작은 관절, 소아 류마티스는 큰 관절 발생”
“성장·발달 장애는 물론 포도막염 등 장기적 후유증 막아야”
“정형외과 수술 받고 늦게 오는 경우 많아 부모 등 인식 전환 필요”

그는 소아가 회복될지, 질병이 지속될지, 성인기에도 기능 손상이 발생할지 등 추후 상황을 예측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모든 소아에게 초기 치료 접근방식은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NSAID와 사이클로스포린 등의 면역억제제가 사용되며, 해당 약제들로 치료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생물학적제제인 엔브렐·휴미라 등이 쓰인다.
 
그러나 치료는 고사하고 진단조차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고, 진단기준도 명확히 마련돼 있지 않아 전문가가 아닌 이상 판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염증이라는 이유로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받고 오는 환자가 실제 많다”며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은 수술로 낫는 외과 질환이 아니라 내과 질환이다. 관절이 아프다고 해서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그는 “발병·경과 등 연구지침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의 경험과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아직까지 국내외 전문가는 적은 실정이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수많은 의과대학이 있지만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 전문가는 130여명에 그치고, 대형 대학병원 센터에도 전문가가 없는 경우도 있다. 
 
김 교수는 “국내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 모임과 임상면역학회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관심도는 낮고 국내 연구는 걸음마 단계”라며 “우리나라도 전문가를 계속 양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유전자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은 환자 유형이 굉장히 이질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분류를 통해 동질성을 찾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환자 1명의 유전자를 분석하는데 300만원이 드는 등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책 과제를 받아 연구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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