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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과제 저출산, 분만인프라 개선 시급"
조금준 교수(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 2021년 07월 26일 05시 41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2020년 합계출산율 0.84명, 출생아수 27만 2400명. 저출산 문제는 우리 눈앞에 닥쳐왔다. 사회 원동력이 되는 젊은 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예고되면서 정부는 백방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결은 요원하다.

"전공의는 기피, 개원가는 비급여로 눈 돌려 생존 모색"
 
저출산은 의료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필수의료과인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전공의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며 기피과로 전락했고, 개원가 전문의들은 비급여 진료로 눈을 돌리며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
 
조금준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는 일찍이 저출산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의사 중 한명이다. 그는 고위험 산모 및 태아 건강증진과 저출산 극복을 위한 폭넓은 연구와 활동 등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 서울특별시 의장상, 여성가족부위원장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또 전국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의 원활한 운영과 산모 및 태아 건강증진을 위해 노력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제 1회 페링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저출산 및 분만환경에 대한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분만 인프라 개선’을 선결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조 교수는 최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산은 사회적 상황 등 다양한 원인으로부터 비롯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과제가 있는데, 산부인과 의사 입장에서 시급한 문제는 분만 인프라 개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분만환경 붕괴되고 있는 지방부터 빨리 개선책 마련해야, 산부인과 전문의 이탈 방지 고민"
 
그러면서 “안전한 분만환경이 붕괴되고 있는 지방부터 손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지만, 지방에는 적정한 인프라가 부재한 분만취약지역이 여전하다"고 그는 말했다. 여기에 신생아수 급감으로 아예 분만을 하지 않는 병원이 늘게 되면서 취약지역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단 것이다.
 
분만취약지 문제와 관련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2년 1월부터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금액을 확대하기로 했다. 병원비 부담은 다소 덜어졌지만, 임신부들은 ‘진료를 받으려면 한 달 전부터 대기해야 한다’며 열악한 의료접근성을 계속해서 호소하고 있다.
 
이에 조 교수는 "산부인과 전문의 등 관련 전문인력이 안정적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산부인과 의사 이탈 이유 중 하나는 의료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기반으로 운영되는 산부인과 병원은 한 번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된다. 의료사고가 한 번 발생한 병원은 대부분 문을 닫게 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했다.
 
의료사고는 의료진 과실로 인한 경우도 있지만 불가항력적인 상황인 경우도 적잖다. 특히 고위험 산모·신생아는 환자 특성상 대형 의료기관에서 즉각적인 처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잦다. 
 
조 교수는 “산모의 순환계 일부가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양수색전증은 급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나면서도 치명적이다. 숙련된 전문의가 쉽게 예측할 수 없어 발병 후 즉각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물게 의료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의료진의 과실이 있다면 마땅한 조치가 취해져야 하지만, 일부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대해선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의의 목적으로 이뤄지는 의료행위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면제해주는 의료사고 특례법은 이러한 경우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으로 여겨진다. 산부인과의사회 등은 수 년 전부터 이 법의 입법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 교수는 “의료진의 과실과 무관한 의료사고에 대해선 필요 이상의 두려움이 조장되지 않도록 정부와 언론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분만 관련 전문인력의 이탈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작은 사회적 노력 하나하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산모는 우리 사회에서 고마운 존재,  분만 이후 육아환경 정책적 관심 증대 매우 중요”
 
조 교수 자신은 다둥이 가정을 꾸리는 가장이기도 하다. 그는 “아이가 좋고, 아이와 가지는 시간, 아이와의 관계를 인생에서 소중한 부분으로 여기고 있다”며 다자녀 육아의 동기를 밝혔다.
 
아이를 기르는 부모 입장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던 그는 “임신과 분만 과정뿐만 아니라 나아가 육아환경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 교수는 “출산을 하는 산모들 중에는 계획에 없던 임신을 한 분들도 있다”며 “개인의 선택에 따라 출산을 선택한 경우, 국가차원에서 태어난 아기가 자라날 수 있는 정책적 배려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과거와는 또 다른 모습이란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저출산의 사회적 원인에는 경제적 부담, 삶의 질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 많은 요인이 있다. 과거와는 달리 ‘아기는 꼭 가져야 한다’와 같은 인식이 희미해진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와 전문가들은 변화된 생활상에 따라 적절한 경제적·정서적 저출산 대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임신과 출산의 길을 선택한 임산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조 교수는 “산부인과 의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임신과 출산의 과정은 정말로 험난하다. 이 어려운 과정을 겪는 모든 임산부, 그리고 태아를 보면 ‘잘 버텨내주어 감사하다’란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육아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사회는 마땅히 노력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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