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20년정도 10조원 투자할 제약사가 없다'
권혜영 교수 '최근 개발 신약은 '화학→바이오 구조' 기반 변경'
2021.07.23 19:3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최근 개발되는 신약은 기존 화학구조 기반에서 바이오 기반으로 넘어가면서 하나를 개발하는데 평균 17~18년의 세월과 약 10조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국내에는 20년 가까이 10조 정도를 투자할 수 있는 제약사가 없다.”
 
권혜영 목원대 의생명·보건학부 교수는 최근 간병시민연대가 주최한 시민을 위한 보건의료 아카데미에서 ‘임상부터 시판까지 허가절차와 수가결정 구조 이해’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나 모더나 등은 모두 빅 파머(Big Pharma)로 우리나라는 이 정도 규모의 제약사가 없어 신약개발이 어려운 것”이라고 밝혔다.
 
권혜영 교수는 “의약품을 개발할 때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은 굉장히 큰데 최근 논문을 분석해보면 신약 개발이 화학구조에서 바이오 기반으로 넘어가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종적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하나의 의약품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후보물질만 약 1만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행착오를 거쳐 임상시험을 통해 하나의 의약품이 허가받는 구조로 1만분의 1 확률로 개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만 17~18년이고, 비용도 10조원 정도 필요하다”며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여러 얘기가 있지만 국내에는 20년 가까이 10조를 투자할 수 있는 제약사가 없어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 판매되는 모든 의약품은 임상시험 이후 식약처 허가를 받아야 판매가 가능한데 이를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한다.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 단계와 사람을 대상으로 3단계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임상1상은 신약 안전성과 용량 ▲2상은 효능과 부작용(소규모) ▲3상은 효능과 부작용(대규모) 로 나뉜다.
 
권혜영 교수는 “1상은 처음으로 신약을 사람에게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한 소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흡수와 대사, 배설 과정을 모니터링한다”며 “2상은 수백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을 확인하는데 어느 정도 안전성이 확인되면 3상에서 규모를 3000명까지 확대해 다인종을 대상으로 효능과 부작용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상이 끝나면 그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약처에서 검토 후 허가를 내주는데 의약품의 위험성이 임상을 통해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신약은 대부분 4상이라고 불리는 시판 후 조사인 PMS를 진행한다”며 “우리가 많이 사용했던 의약품도 10년 동안 쓰다가 갑자기 심근경색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철회된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신약이 개발되면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기 위해 제약사는 심평원에 급여적정성 평가를 신청한다.

권혜영 교수는 “과거에는 의약품 허가를 받으면 무조건 건강보험 대상이었지만 보험자 입장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약을 선택하기 위해 2007년 법 개정으로 제약사 선택으로 변경됐다”며 “의약품 가치는 기존 약 대비 효능과 의약품 가격과 사용량 등의 비용을 저울질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급여적정성 판단이 끝나면 건보공단에서 가격을 결정한다. 평가 기준 또한 이전에는 외국가격에 기반해 결정했지만 지금은 기존 가격과 외국 가격 등을 기반으로 보험자와 제약회사가 협상을 통해 가격을 정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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