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패러다임 전자약···국내 최초 '우울증 치료제' 허가
두개골에 미세전류 보내 뇌기능 활성화, 뉴아인·오토로직스 등도 경쟁
2021.06.22 05:16 댓글쓰기
유브레인 홈페이지 이미지[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전자약이 차세대 약(藥)으로 주목받고 있다.

헬스케어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떠오르면서 미국, 유럽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 와이브레인이 금년 4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최초 우울증을 적응증으로 한 전자약 시판 허가를 받았다. 

전자약은 '전자(electronic)'와 '약(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약물이나 주사 대신 전기자극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개념이다.

와이브레인 전자약도 두개골에 미세 전류를 흘려보내 뇌기능을 활성화시켜 우울증을 치료한다.

전자약 시판 허가 획득에 성공한 와이브레인은 내년 상반기 상장도 추진한다. 현재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뉴아인도 지난 3월 식약처로부터 전자약 품목 허가 획득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녹내장 환자에서 미세전류 자극기인 'RTN_001'을 활용한 시신경 손상 개선을 확인하고자 한다.  

안과질환에 특화돼 있는 삼일제약은 뉴아인의 전자약 상용화와 대중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송재준 고대구로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주축이 돼 설립한 오토로직스 역시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하는 전자약을 개발 중이다. 

이처럼 벤처기업들이 전자약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성장 잠재력이 높고 투자 비용 및 시간이 기존 치료제와 비교하면 적게 드는 특성 때문이다.  

기존 약은 혈관을 타고 돌면서 원하지 않는 부위에서 작용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만, 전자약은 치료가 필요한 특정 신경만 자극한다. 흡수과정이 없어 화학적 부작용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게다가 복용 편의성도 높다. 한 번의 이식만으로 매일 약을 먹는 불편함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아 병이 악화되는 문제도 해소된다. 

류마티스 관절염 장염 천신 등 만성질환과 함께 암, 치매 등 난치병도 적응증 가능

치료제 개발이 가능한 질환도 무궁무진하다. 치료가 쉽지 않은 류마티스 관절염, 장염,천식 같은 만성질환과 함께 암, 파킨슨병, 치매 등 난치병 및 불치병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된다. 

이에 IT기업인 구글은 글로벌 제약사 GSK와 협력해 전자약 전문기업인 갈바니 바이오일렉트로닉스를 설립하고 2023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전자약 출시를 목표로 5년간 7억달러(약 7800억원)를 투자한다. 

지난 2019년 미국 노보큐어는 기존 항암제와 병용 치료하는 뇌종양 치료 전자약으로, 칼라헬스는 손목시계 형태로 말초신경을 자극해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전자약을 개발해 FDA 승인을 받았다. 

앞서 인스파이어메디컬시스템스는 기도의 신경을 자극해 수면무호흡증 치료로 FDA 승인을 얻었고, 엔테로메딕스는 중증 비만을 치료하는 전자약을 개발해 2015년 제품 승인을 획득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Report & Data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자약 시장을 2018년 200억 달러(약 22조원)로 평가됐고, 2026년까지 8.5%의 성장률을 보이며 380억 달러(약 43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약 성공 사례가 가시화되면 글로벌 IT기업을 중심으로 기존 의약품을 대신할 수 있는 진화된 형태의 새로운 전자약 개발에 더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아름 융합연구정책센터 연구원은 "전자약은 신경계를 자극해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활용 가능하다"며 "특히 치료제가 없는 질병에서 전자약이 개발된다면 관련 시장은 이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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