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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 대리수술' 의혹 내부고발···병원측 '허위' 반박
경찰, 동영상 증거 등 입수해서 의사 등 6명 입건하고 압수수색
[ 2021년 06월 08일 17시 35분 ]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광주의 한 척추 전문병원에서 '대리 수술'이 상습적으로 자행됐다는 내부고발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내부 제보자인 의사는 해당 병원에서 상습적으로 대리 수술이 행해졌다며 동영상 10여 개와 수술 관련 자료 수백 장을 공개했다.
 
이에 병원 측은 병원 운영 갈등에서 비롯된 악의적이고 허위 의혹 제기라며 법적 대응을 천명했다.
 
◇인천 이어 광주 척추병원서도 대리수술 의혹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8일 오전 광주 서구 A 척추전문병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나서 병원 내부에서 수술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수술실, 의사·간호조무사 사무실, 병원 서버, 휴대전화 등 입건자 개인 소지품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병원에서 비의료인에 해당하는 간호조무사가 의사를 대신해 수술했다는 혐의를 포착해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의사 3명, 간호조무사 3명 등을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고, 수사 진행 과정에서 입건자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 제보자가 2018년 특정 시기에 간호조무사들로 채용된 이들이 수술실에서 의사 대신 수술을 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과 수술 관련 자료 등을 경찰에 제공했다.
 
제공 자료에는 간호조무사들이 수술 과정에서 피부의 절개와 봉합은 물론, 척추 수술인 핵심 의료 행위까지 의사 대신 한 정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 제보자가 증거로 제출한 영상 등을 분석해 수술을 진행한 인물이 간호조무사임이 어느 정도 확인됐다"며 "압수한 자료 분석과 관련자 소환 조사로 대리 수술 혐의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내부 고발 의사, 대리수술 의혹 동영상 등 공개
 
이 사건을 내부 고발한 B 의사는 대리 수술의 증거라며 동영상 10여 개와 수술 정황을 기록한 자료 수백 장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누군가 전신 마취한 채 엎드려 있는 환자의 허리에서 피부를 봉합하는 것으로 보이는 행위를 하는 영상 등이 다수 기록돼 있다.
 
수술방 내부의 인물들이 서로의 호칭을 부르는 과정에서 수술하는 이가 해당 병원의 의공학과 소속 간호조무사임이 드러난다고 B 의사는 주장했다.
 
B 의사가 추가로 공개한 수술 관련 자료 수백 장에는 병원의 공식문서는 아니지만 2018년 몇 달 동안 이 병원의 의사들이 수술하는 과정을 시간대별로 상세히 기록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수술 의사 대부분은 간호조무사가 환자의 피부를 절개해 열어 놓은 뒤에야 수술방에 입장했고, 피부 봉합을 간호조무사에게 맡겨놓고 수술방을 떠난 내용이 해당 자료에 기재돼 있다.
 
몇몇 사례는 척추뼈를 잘라 여는 과정, 디스크를 제거하는 과정, 척추를 나사로 고정하는 과정 등 주요 수술 행위까지 간호조무사들에게 맡긴 내용이 기록돼 있기도 했다.
 
이 밖에도 다른 동료 의사에게 수술을 맡긴 사례, 피부 절개부터 봉합까지 모든 수술을 간호조무사에게 맡긴 사례 등도 자료에 나와 있다.
 
B 의사는 "병원 개원 초기에는 수술 의사 숫자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대리 수술이 진행됐고, 이후 병원이 확장돼 수술 의사가 충분히 확보됐음에도 담당의 편의를 위해 대리 수술이 계속됐다"며 "대리 수술을 중단하자고 병원 내부에서 문제 제기하자, 결국 병원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대리수술 의혹 제기된 병원 측 "허위사실, 법적 대응"
 
대리 수술 의혹이 제기되고 경찰 수사까지 받게 된 병원 측은 "대리 수술 의혹이 악의적인 허위 주장"이라며 내부고발자인 B 의사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A 병원 측은 "(B 원장이) 시간도 장소도 모르는 자신이 편집한 동영상과 병원 공식문서도 아닌 자필로 적은 허위 기록지를 만들어 대리 수술의 증거라고 주장하는 엽기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병원 측은 대리 수술 의혹을 제기한 B 원장은 사익을 취하고 동업자 간 신뢰를 깨는 부정행위들을 자행해 2018년 10월 원장단 전체동의로 병원에서 제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B 원장은 제명을 번복하라며 3년 가까이 대리 수술을 '무고'하며 원장들을 협박했고, 결국 2021년 경매를 통한 병원의 새로운 인수자가 B 원장을 해임하자 분풀이성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 같다"고 했다.
 
A 병원의 대표원장은 "대리 수술 증거라는 영상이 의사가 옆 수술방으로 갔거나, 화장실에 간 사이 잠깐 찍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B 의사는 수술 장면이라고 주장하지만, 수술 행위가 아닌 수술 전후 처지 장면일 가능성도 있어 진위는 영상을 직접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술 진행 과정을 기록한 자료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병원 차트 기록이 아니고 B 의사가 개인적으로 소설처럼 마음대로 쓴 것으로 보인다"며 "허위사실과 공갈·협박 혐의 형사고발과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 지역 척추병원에서도 대리 수술 의혹이 불거진 이후 수술실 CCTV 설치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대한의사협회는 강력한 자정 활동을 약속하면서 부작용이 크다며 CCTV 설치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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