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 초격차 시대 선도'
창립 10주년 맞아 글로벌 CMO 시장 평정하고 CDO로 '글로벌 톱티어' 목표
2021.05.27 12:2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했다. 모든 것을 잘하기보다 삼성이 축적한 제조업에서의 노하우를 바이오 산업에 접목시켜 집중 육성한 '위탁생산(CMO)'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2020년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CMO 챔피언으로 등극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CDO)로 외연을 넓히고 세계 최대 규모이자 슈퍼플랜트로 설계된 4공장 건설에 나서며 바이오 초격차 시대를 열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최대 성과로 꼽히는 모더나와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까지 체결하면서 전세계적 위기 속에 '인류의 더 나은 내일에 기여한다'는 사명을 실천하고 있다. 이런 기세를 몰아 창립 10주년을 맞은 올해 목표는 '2030년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기업 도약'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는 "지난 10년 동안 다각화된 사업 확장을 통해 글로벌 종합바이오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K-바이오 새 성공신화 작성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K-바이오'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이는 수치로 입증된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 1조1648억원을 기록하며 제약·바이오 '매출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지난 2011년 4월 창립 이후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2015년 대비 12배 이상 성장한 것이며, 5년간 연평균 매출액 상승률은 66.4%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219% 급증한 2928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2017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은 모든 사업이 고른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가능하다.

CMO 사업은 2020년 연간 누적 수주 금액이 1조85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선보였다. 수주 건수는 2018년 24건, 2019년 36건, 2020년 57건으로 늘었다.

CDO 사업도 수주계약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연간 수행 가능한 프로제트 역량도 확대됐다. 실제 2018년 5건, 2019년 42건, 2020년 63건으로 확대됐으며, 올해 1분기에만 5건이 추가됐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직접 미팅이 어려운 상황에서 가상 투어, 가상 전시관 등 디지털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해 규제기관과 고객사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CMO·CDO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으로 10년 전 110여명에 불과했던 회사 임직원 수는 올해 1분기 기준 3420명으로, 창립 초기보다 30배 정도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제약사와 달리 제조업에 기반한 삼성의 장점을 살린 CMO 사업을 선택해 단기간에 성장했다"며 "CMO를 캐시카우로 삼아 CDO로 확장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다 다각화하면서 양적·질적 성장을 거두고 K-바이오의 새로운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CMO 챔피언 넘어 CDO 시장 정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지난 10년은 탄탄하게 베이스캠프를 구축하는 시기였다. 산 정상 등반에 성공하기 위해 체력 조절과 날씨를 예측하며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을 세우듯 말이다. 

2011년 삼성과 글로벌 제약서비스기업 퀸타일즈가 3000억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하며 삼상바이오로직스가 탄생했다. 그해 4월 사명을 정하고, 대표 임명과 함께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에 돌입했다. 

당시 삼성은 바이오 산업은 인구 고령화와 관련 기술발달로 고성장이 예상되고, 그동안 반도체·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조 경쟁력을 입증해온터라 CMO 분야에서도 단기간에 최고 자리에 올라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

CMO 사업 추진을 위한 첫 행보는 1공장 건설이었다. 2011년 5월 인천 송도에 3만 리터 규모의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3500억원을 투자했다. 공장 건립 기간 동안 CMO 수주를 위해 고객사를 현장에 초청하며 발로 뛰었다. 

트랙 레코드(수주 경험)가 없다는 약점이 있었지만, 현장을 공개하며 설득한 끝에 2013년 7월 글로벌 제약사 BMS와 첫 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10월 로슈와 두 번째 계약까지 체결하며 CMO 사업이 본격화됐다. 

수주량이 늘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3년 9월 2공장 착공에 나섰다. 2공장은 1공장보다 5배 생산량이 많은 15만4000리더 규모를 갖췄지만 공사비는 2배 증가한 7000억원이었다. 당시 업계 최대 규모는 9만 리더였다. 

1, 2공장 수주가 거의 완료되자 2015년 3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18만 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이 추가되자, 회사는 총 36만4000리터의 생산력을 갖추게 됐다. 이 시기 글로벌 CMO기업 중 가장 큰 생산규모다.

이로써 창립 4년만에 당초 목표했던 'CMO 챔피언'을 달성했다. 외형과 수익성이 동반 개선되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다. 투자자들의 초과 청약으로 글로벌 바이오섹터를 달궜다.  

CMO와 코스피 상장으로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사업에 도전한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에서 개발로 외연을 확장하며 시너지도 낼 수 있는 분야를 고른 것이다. 

CDO 진출도 트랙레코드가 없지만 빠르게 안착됐다. 세포주 개발, 공정개발, 임상물질 생산 및 품질테스트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스피드와 가격경쟁력, 품질 및 효율까지 갖춰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냈다. 

특히 회사가 위탁개발한 물질은 미국 FDA의 IND(임상시험계획) 승인 3건, 유럽 EMA의 IND 1건 승인을 받았다. 세포주 개발부터 뛰어든 지아이이노베이션의 GI-101은 중국 기업에 약 9000억원에 기술수출됐다. 

작년 8월에는 국내 최초 자체 개발, 상용화한 세포주 '에스초이스'를 공개했다. 타사 세포주에 비해 오랜 기간 생존하며, 세포 발현량도 업계 평균보다 두 배가량 높다. 세포주 개발 소요 시간도 짧아 경쟁력을 갖췄다.  

"Driven for life, 2030년 글로벌 종합바이오기업 도약"
 


앞으로 10년 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산 정상 등반을 위해 전진한다. '2030년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기업 도약'이란 목표을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서는 것이다.

존림 대표는 올초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지난 10년은 사업을 안정화하고 생산규모를 확대하는데 집중했다"며 "다가올 10년은 생산규모·사업 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을 동시에 확대해 글로벌 종합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위해 지난해 '바이오 요람'으로 불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CDO R&D센터를 구축했다. 향후 보스턴, 유럽, 중국 등에도 순차적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작년 11월엔 세계 최대 규모의 4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인천 송도에 10만평 규모의 제2 바이오캠퍼스 부지 확보를 진행하면 전체 투자비는 10년 누적 투자액과 비슷한 2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4공장은 세포주 개발부터 완제 생산까지 한 공장 안에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슈퍼 플랜트’로 설계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조기 수주에 집중해 전 수주 물량을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을 강화해 새로운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에 대한 투자도 본격 검토하고 있다. 기존 항체 의약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세포치료제, 백신 등으로 넓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글로벌 빅파마들의 백신 위탁 생산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4월 미국 Vir과 44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중화항체 치료제 대량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11월에는 릴리와 협업해 5개월만에 GMP에 부합하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생산했으며, 올해 5월에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도 따냈다. 미국 외 지역 공급을 맡으며 세계 백신 허브가 현실화될 수 있다.
 
존림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CMO·CDO,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챔피언 위치를 확고히하고 축적된 혁신적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 사업도 검토해 새로운 부분이 삼성 바이오 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