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아제약, 대표 취임 한달만에 사표···오너 친정체제?
리도맥스 전문약 전환 과정서 3세와 갈등 논란설···3월 주총 선임 안건 '무(無)'
2021.03.15 16:3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최고경영자(CEO) 돌연 사퇴 및 경영 악화에도 불구 고배당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는 삼아제약 오너가(家)가 단독 경영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신임대표로 취임한 김영학 전(前) 현대약품 대표가 이달 8일 사퇴했다. 취임 한 달만에 대표가 사직서를 내는 사건으로 그 배경과 차기 대표 선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의 사퇴 이유 중 하나로 '리도멕스 사태'로 인한 오너가와의 갈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삼아제약은 전문약으로 전환된 리도멕스 약국 재고 반품 문제와 밀어내기식 불법 영업과 관련해 대한약사회와 갈등을 빚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오너 3세와 회사 운영 등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김 대표가 빠른 출구전략 모색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김 대표 사임으로 차기 대표 선임도 주목되고 있다. 오너 3세가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어나갈지, 아니면 새로운 인물을 물색해서 지금과 같은 체제를 유지할지 여부 말이다. 

그러나 지난 3월 10일 삼아제약이 공시한 주주총회 소집 결의 내용에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포함돼 있지 않아 오너 경영체제로 전환될 것이란 추정도 나오고 있다.

현재 삼아제약은 오너 2세인 허억 명예회장 자녀인 허준·허미애 대표가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허준 대표(회장)는 사업 총괄, 허미애 대표는 해외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아제약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일산상의 이유로 사임을 표해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며 "차기 대표에 관한 부분도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리도멕스 사태, 김영학 대표 사퇴에 앞서 삼아제약 오너가는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배당 기조를 유지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삼아제약 매출은 537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62.2% 하락했다. 당기순이익도 1억원으로 98.8% 급감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소아 품목 등이 많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에도 배당금은 오히려 늘어났다. 삼아제약은 지난달 25일 공시를 통해 보통주 1주당 30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시가 배당률은 1.8%며 배당금 총액은 18억3100만원이다. 

즉, 순이익(1억원대)보다 18배나 많은 배당을 화는 것이다. 특히 배당금의 60% 이상은 주식을 대거 보유한 오너가(家)가 차지한다. 이에 오너가가 이익을 편취한다는 '고배당 잔치'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해 말 기준 허준 대표는 전체 지분의 44.36%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허미애 대표와 부친 허억 명예회장은 각각 13.13%, 3.29%를 갖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배당은 회사가 결정할 문제이지만, 실적 부진 상황 속에서도 배당을 통해 오너 일가가 이익을 챙기는 모습으로 보이는 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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