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반응률 좋은 '렌비마', 후속치료 여건 필요'
김선욱 삼성서울병원 교수 '대안 없고 진행 빠른 미분화 갑상선암 환자 등 혜택'
2020.12.04 05:3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렌비마는 최근 방사성 요오드 불응성 분화 갑상선암 환자 252명을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 연구에서 1차 치료제로 사용됐을 경우, 후속 치료에서 임상적 유익성이 확인됐다.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질환 진행‧독성‧개인 선택에 의해 1차 치료를 중단하고 2차 치료제를 투여받고 있는 환자군의 렌비마 1차 치료에 대한 객관적 반응률은 53.6%, 전체 2차 치료에 대한 객관적 반응률은 15.5%로 나타났다. 2차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치료제는 소라페닙(49.7%)이었다. 해당 환자군의 렌비마 1차 치료에 대한 PFS(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은 14개월, 2차 치료제 투여 이후 중간값은 10.5개월을 기록했다. 데일리메디는 김선욱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를 만나 이번 렌비마 리얼월드 연구 의미와 방사성요오드 불응성 분화갑상선암에서 렌비마 치료 혜택에 대해 알아봤다.[편집자주]

Q. 갑상선암 국내 발생 현황은 어떠한가
 
A. 중앙암등록본부의 보고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2000년대 들어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2012년 한 해에 약 4만50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정점을 보였다. 새로 진단된 갑상선암은 실제 진행암도 있었지만, 1cm 미만의 작은 갑상선미세유두암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영상학적 검사 및 검진 기술의 발달로 갑상선암이 조기에 진단되면서 환자 수가 더욱 증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이에 국내·외(미국, 일본 등) 여러 학회의 검토를 통해 일정 수준에 도달하는 결절에 대해 조직검사를 권고하도록 가이드라인이 수정됐다. 또한, 20여년 전 일본의 구마병원에서 사이즈가 작으면서 세포형 및 위치가 저위험에 해당하는 미세유두암에 대해 능동감시(active surveillance) 후 진행 시에만 수술하는 치료법을 도입하면서 매년 진단되는 갑상선암의 건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현재 중앙암등록본부에서 발표한 2017년 갑상선암 발생 건수는 2만6000건 정도로 감소했다.  
 
Q. 갑상선암은 보통 수술 및 방사성요오드 치료로 완치가 되는데 전신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어떤 상황인가
 
A. 갑상선암의 치료에는 3가지 무기가 있다. 첫번째는 수술적 제거, 두번째는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 치료, 마지막으로는 갑상선 호르몬 보충을 통한 갑상선암 억제요법이다. 이 세가지 치료법을 통해 갑상선암의 약 90~95%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5~10%는 치료를 해도 재발 또는 전이로 진행된다. 이 경우 수술, 외부조사 방사선치료나 고주파 치료 등의 국소적인 치료술을 추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진행되는 암의 경우에는 새로운 방법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수술, 갑상선호르몬 보충 및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 치료를 했음에도 진행하는 갑상선암을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 치료 불응 분화갑상선암(Radioactive lodine Refractory Differentiated Thyroid Cancer, RAI-r DTC)'이라고 한다. 방사성요오드 치료 불응 갑상선암에 대한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수 차례 진행했거나 600mCi 이상의 많은 양의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 치료를 했음에도 수술 부위나 폐, 뼈, 뇌 등 다른 전이 부위에서 갑상선암이 계속 진행돼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최근 10년 전 까지만 해도 이러한 갑상선암의 치료 선택이 굉장히 제한적이어서 답답한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갑상선암에도 표적 치료제의 효과를 검증하는 여러 임상시험이 진행됐고 좋은 결과가 발표됐다. 대표적으로 ‘렌바티닙’과 ‘소라페닙’이라는 두 약제가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 치료 불응 갑상선암에 국내에서 적응증 승인을 받아 환자들이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Q. 방사성요오드 치료 불응 갑상선암의 예후는 어떻고 생존율은 어느정도 되는지
 
A.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 치료 불응 갑상선암은 종양이 진행하는 속도에 따라 예후 차이가 크다. 55세 이전의 갑상선암 환자의 경우 원격 전이가 발생해도 병기는 2기 까지만 존재한다. 55세 이전 환자는 질병이 비교적 천천히 진행하고, 원격전이가 있더라도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 치료에 잘 듣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이가 있어도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 치료나 갑상선호르몬을 이용한 TSH(Thyroid-Stimulating Hormone) 억제 요법을 통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55세 이상 환자 중 원격 전이가 발생한 4기 환자는 5년 생존율이 50~60% 정도에 불과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Q. 앞서 언급하신 치료제 중 렌바티닙(제품명 렌비마)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렌비마는 임상시험을 통해 PFS의 개선 및 치료 효과를 확인한 치료제다. 렌비마 3상 임상연구의 PFS 중간값은 18.3개월로 위약군(3.6개월) 대비 유의하게 개선됐으며, 반응률은 약 65%로 높게 나타난 것이 장점이다. 참고로 소라페닙 3상 임상인 DECISION연구결과에 의하면, 국소 진행 및 전이성 갑상선암에서 소라페닙 투여군의 PFS는 10.8개월로 나타났다. 다만 렌바티닙과의 head to head 비교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렌비마 임상연구 등록 환자들은 종양 활동성이 높은 환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반응률이 높게 나타났을 수 있다. 그럼에도 표적 치료제의 효율 면에서 보자면 렌비마가 티로신 키나아제라는 타깃을 억제하는 효과가 더 크다고 추정할 수 있다. 
 
Q. 렌비마 3상 임상연구 결과와 실제 진료현장에서의 렌비마 치료 효과를 비교하면 

A. 본원에서 실제 렌비마를 사용한 환자의 반응률은 60~70%로 임상시험 단계와 유사했으며, 초기 반응이 좋았다. 또한 8년 이상 약제를 사용한 환자분이 계신데, 초기에는 폐(肺) 전이 등 암이 많이 진행됐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졌으며, 소용량 만으로도 오랜 기간 암을 잘 컨트롤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TKI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적지 않게 신경 써야 한다. 약의 효과가 있음에도 부작용으로 약물을 중지하는 경우가 전체의 10~20% 정도 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피로감,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이며, 이로 인해 환자가 삶의 질 저하를 호소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손발피부증후군이나 고혈압, 단백뇨 등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숙고나 마음의 준비가 없다면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부작용 관리를 잘 하고 복약 순응도를 높여야 원하는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약제 부작용에 대한 환자 이해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복약 순응도가 올라가면 환자와 의사 사이 관계에도 도움이 되며, 이는 약제를 사용하는 데 있어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게 된다.

"렌비마, PFS 유의하게 개선됐고 반응률도 65%로 높은 것이 장점"
"최근 임상시험 통해 렌비마 1차 치료 후 다른 약제로 2차 치료시 효과 관찰"
"렌비마 1차 치료 이후 2차 치료제 선택시 보험 적용 제한으로 환자들 어려움 겪어"
 
Q. 최근 렌비마 1차 치료 환자가 2차 치료를 받았을 때 효과를 확인한 연구 의미는  

A. 해당 연구는 실제 임상현장에서 1차 치료제로 렌비마를 사용했을 시 임상연구(SELECT trial) 와 유사한 결과를 확인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또한 렌비마 1차 치료 후 다른 약제(소라페닙, 카보잔티닙)로 2차 치료를 시도 했을 때 치료 효과가 관찰됐으며, 이는 1차 치료제로 렌비마를 사용함에 있어 고무적인 내용이 될 수 있다. 기존의 현장 경험에 대한 보고들이 비교적 소규모로 이뤄진 것보다 해당 연구는252명이라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현장 보고라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다만, 후향적 연구이고 다기관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해 환자 선택에 편견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또한 연구에 사용된 2차 치료제에 새로 나오는 다양한 표적치료제는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추후 새로운 2차 치료제 효과를 보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Q. 렌비마는 갑상선암 1차 치료만 사용 가능? 1차 실패 후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어떤 문제가 예상되나
 
A. 현재 국내 임상상황에서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 치료에 불응한 재발, 전이성 갑상선암 1차 치료제 사용 가능한 치료제는 렌비마와 소라페닙 두 가지다. ‘렌비마’는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불응한 재발성·전이성 갑상선암의 1차 치료제로 승인 및 보험적용 돼있다. 하지만 문제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면 종양들이 다른 생존 경로를 찾기 때문에 결국 다시 불응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또 다른 표적 치료제를 사용하면 추가적인 치료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나, 환자들이 국내 허용된 1차 치료제 하나를 선택해 사용하게 되면 다른 치료제를 또 다시 보험 적용 받는 데 제한이 있다. 환자들이 경제적인 부담으로 2차 치료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는 꼭 해결돼야 할 문제다. 
 
Q. 그렇다면 렌비마 1차 치료 후 암이 다시 재발하거나 진행되면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나
 
A. 표적 치료제 사용 후에도 특정 부위에만 암이 진행된다면 고주파 치료나 양성자 치료 등을 포함한 외부조사 방사선치료, 냉동치료 등의 국소 치료법, 수술적 제거 등을 추가로 고려할 수 있다. 렌비마나 넥사바 같은 표적 치료제는 특정 타깃을 표적으로 삼기보다는 전반적인 혈관의 형성을 억제하는 것이 주 기전인, 비교적 광범위한 표적 치료제다. 상당히 많은 유전자 변이가 있는 갑상선암에서 이러한 표적치료가 실패한다면 특정 유전자를 타깃으로 하는 신약의 사용이나 임상시험이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  단점은 이러한 임상시험이 모든 병원에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Q. 갑상선암 치료 환경 개선 관련해서 정부나 의료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갑상선암은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은 암이다. 비교적 진행이 더디고 수술하지 않고도 지켜 볼 수 있는 '저위험 암'부터 수술, 방사선요오드치료, 호르몬보충요법으로도 통제되지 않으면서 렌비마와 같은 표적치료제로도 통제 되지 않는 미분화암(역형성암)까지 다양하다. 저위험 암은 능동감시요법으로 수술을 하지 않고 환자의 진행상황을 지켜보며 수술 시점을 결정할 수 있는데, 국가 기준으로는 이러한 요법이 치료에 해당되지 않아 이에 대한 환자들의 보건 이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치료가 어려운 미분화암에서 특정 돌연변이 발견 시 사용할 수 있는 복합 표적 치료제(다브라페닙, 트라메티닙 병용요법)가 임상시험을 통과했으며, 미국에서는 이미 적응증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치료가 국내에서도 적응증을 받고 보험 급여가 될 수 있다면 다른 대안이 없고 진행이 무척 빠른 미분화 갑상선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다. 앞서 언급된 1차 TKI 치료 후 2차 치료제 사용 제한도 개선돼야 할 문제다. 이런 사안이 해결돼 다양한 상황에 처해있는 갑상선암 환자들의 치료환경이 더욱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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