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감염병 사태 속 병원 살림 책임'
문정희 울산대병원 코로나19 비상기획관
2020.07.16 11:0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기자/기획 4] “소독, 의료폐기물 처리, 비품관리 등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주된 업무는 환자 동선 관리입니다. 사전에 감염환자가 이동할 경로를 확인하고 이송된 후 방역작업까지 꼼꼼하게 마쳐야 합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한밤 중이나 새벽에도 환자가 이송될 수 있기 때문에 24시간 당직체계로 전환했습니다.”

병원 총무팀 소속으로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문정희 울산대학교병원 코로나19 비상기획관[사진]은 수 개월째 강행군 중이다.

감염방지를 위해 실시하는 조치들이 늘어나면서 필요한 인력과 장비 등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울산대병원은 비상대책본부를 꾸렸다. 진료반, 감염관리반, 행정지원반 등 50여 명의 직원이 역할별로 투입됐다. 문 기획관은 실무추진반에 속해 있다.

각 부서별 요구를 조율해 원내에서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게 그의 역할이다.

예를 들어 확진자가 입원하는 상황에서 감염관리실이 소독 등 필요한 지침을 정한다면, 그는 업체를 섭외하고 소독을 시행한다.

‘소독’의 경우 감염병 사태 이후 가장 잦아진 업무다. 문 기획관은 “주 2회 이상 법적으로 정해진 소독용액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도구들을 조달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기존 병원에서는 수동으로 된 분무기 형태의 소독도구를 사용했다. 하지만 감염병 사태 이후 소독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병원은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기계식 소독도구를 구하러 나섰지만 소독도구 수요가 폭증하면서 구매가 쉽지 않았다.

문정희 기획관은 기계식 소독도구를 구하기 위해 한 달 간 업체를 채근해야 했다.

확진자 전원을 위해 119 구급차량을 수배하는 것도 그의 일이다. 감염병 사태 이후 새벽에도 확진자가 전원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문 기획관과 부서원들은 24시간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응급실을 통해 환자가 병원으로 들어오면 음압 이송카트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수행하는 것도 그의 업무다. 환자가 이송된 후에는 물론 소독작업도 이뤄져야 한다.

그는 “지난 설 연휴 마지막 날 처음으로 의심환자가 내원했다. 모든 직원이 출근해 구역을 통제했다. 그날 하루에만 40명을 받았다”며 “연휴 이후로는 24시간 당직체계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폐기물 취급도 중요한 업무다. 감염문제에 민감한 만큼 정확한 절차에 따라 소각해야 한다. 폐기물을 보관하기 위한 격리전용용기부터 처리업체 의뢰까지 일일이 챙겨야 한다.

분주히 업무를 마친 후 집에 가서도 편히 쉴 수 없다. 일상 생활 속에서도 감염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외출은 최대한 삼간다.

문정희 기획관은 “병원감염은 한번 뚫리면 겉잡을 수 없어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으로서 사소한 행동에도 주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설 연휴 이후로 쉬는 날 외출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장보기도 마트에 가지 않고 인터넷 쇼핑몰로 해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진정되는 모양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소강국면에 접어들면서 경각심이 풀어지는게 우려된다”며 “지역민들도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협조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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