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환자경험평가 결과 희비(喜悲) 갈린 병원들
'줄세우기' 비판론 불구 대책 마련···'중증도 고려 안해 빅5 성적 저조'
2020.07.10 12:0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최근 발표된 제2차 환자경험평가 성적표를 받아든 병원 간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줄세우기’ 라는 비판도 적지 않지만 병원 서비스를 직접 체험한 환자들의 후기를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 만큼 개선책 마련에 여념이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시행한 2019년(2차) 환자경험 평가 결과 전반적 평가에서 1위를 기록한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모든 평가 영역에서 평균보다 6~9점 높은 점수를 받아 전체 항목 평균으로도 1위를 차지했다.
 
병원은 ‘의사와 만날 기회’와 ‘불만 제기 용이성’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이 가장 높은 기여를 했다고 분석했다.
 
‘의사와 만날 기회’와 ‘불만 제기 용이성’ 항목은 다른 의료기관 또한 평균 점수가 매우 낮다. 특히 ‘불만 제기의 용이성’의 경우, 전체 의료기관 평균 점수가 71.6점으로 항목 가운데 최하점이다.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영역인 셈이다.
 
2018년에 발표된 1차 결과에서 전반적 평가 1위를 기록했던 중앙대병원은 이번에 88.71점을 받아 상위권을 지키는 데 그쳤다.
 
전반적 평가 점수를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4위이며 특히 서울 지역 상급종합병원 가운데는 서울아산병원(89.79)과 삼성서울병원(88.81)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이번 결과로만 놓고 보면 나쁜 점수는 아니다.
 
그러나 첫 환자경험평가에서 1위에 오르며 워낙 많은 주목을 받은 탓에 병원도 다소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중앙대병원 관계자는 “이번 평가 점수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아쉽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내부서도 결과를 분석 중”이라며 “환자 경험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빅5 병원은 이번 평가에서도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일부 병원은 새로 진입한 종합병원보다 평가 점수가 낮았다.
서울아산병원은 전반적 평가를 비롯해 모든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의사 영역의 경우 평균 82.5점으로 47위에 그쳤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의사(79.62)영역과 투약 및 치료과정(82.38), 병원환경(79.97), 환자권리 보장(75.25) 영역이 모두 평균보다 낮았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도 의사(81.22)영역은 평균점을 간신히 지켰고, 환자권리 보장 영역은 79.94점으로 서울대병원과 함께 70점대를 기록했다.
 
다만 빅5 병원의 경우 환자 중증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빅5병원 관계자는 “비슷한 환자군을 치료하는 의료기관들의 비교가 보다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 가지 질환만을 가진 환자와 복합질환을 가진 중증환자의 경우 치료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희귀질환 및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의 요구와 일반 환자의 평가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빅5 병원을 비교할 경우 이번 평가에서는 서울아산병원이 의사 영역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의사 영역은 서울성모병원이 84.97점으로 가장 높다.
 
"현장에서는 점수 맞추느라 진땀, 데이터 신뢰할 수 있나" 지적
 
1차에 이어 이번 평가에서도 데이터의 신뢰도 문제는 여전히 이슈다.
 
새롭게 도입된 평가인데다 환자들의 직접적인 평가가 점수로 공개된다는 측면에서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반면 개선할 부분이 여전히 눈에 띈다는 지적이다.
 
2차 평가에 처음 진입한 A종합병원 관계자는 “점수가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다”면서도 “내부에서는 ‘그렇게 노력했는데 이 정도냐’는 반응도 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사실 모든 영역이 간호인력의 서포트가 필요하다. 기존 업무에서 플러스가 될 수밖에 없다”며 “첫 평가인 것을 고려하면 이번엔 잘 넘어갔지만 다음 평가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게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B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전체 점수는 괜찮은 편인데 지난 평가보다 낮은 결과가 나와 내부에서는 긴급회의가 소집되는 등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는 “전반적 평가라는 항목에 오해 소지가 다분하다”며 “여러 평가항목 중 하나일 뿐인데 종합점수라는 느낌을 준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각 분야별 평가는 낮은데 전반적 평가 항목 점수는 높다. 결국 인지도 등 브랜딩이 잘돼 있는 병원의 점수가 높지 않겠나”고 말했다.
 
C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데이터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비스 분야에 평가지표가 너무 치우쳐 있다”며 “조사기간 동안 병원을 찾는 환자 대비 표본수가 작은 것도 문제다. 1000병상 이하 병원은 표본수가 150명에 그친다. 신뢰도 개선안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라고 주장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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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중앙 07.10 18:02
    현대중앙이 머 그렇지. 의사들은 공장에서 제품찍어대듯 환자보기 바쁜데 어떻게 환자 한명한명한테 신경을 쓸 수 있겠어. 겉만 번지르르해서 다른 영역이야 평가가 좋을지몰라도... 돈 버는데 귀신인 현대중앙 의사들이 불쌍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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