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당뇨병 환자 '급성 고혈당' 유발
당뇨병성 케톤산혈증‧고삼투압성 고혈당 증후군 등 합병증 위험 증가
2020.06.04 05:1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당뇨병 환자에게 급성 고혈당을 유발해 당뇨병성 케톤산혈증(DKA)이나 고삼투압성 고혈당 증후군(HHS) 등 심각한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김나영 경북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와 하은영 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등이 포함된 연구진은 최근 대구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중 급성 고혈당으로 합병증이 발생한 두 환자 사례를 보고하며 이와 같이 밝혔다.
 
당뇨병성 케톤산혈증과 고삼투압성 고혈당 증후군은 당뇨병의 심각한 급성 대사 합병증으로 일반적으로 감염에 의해 촉진된다.
 
의료진이 제시한 첫 번째 환자 사례는 기저질환으로 제2형 당뇨병과 고혈압을 앓았던 59세 남성 A씨로 코로나19 감염 후 급성 고혈당으로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이 발생했다.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은 인슐린 부족으로 혈액 속의 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못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적절히 치료할 경우 사망률이 1% 미만이나 치료 시기가 늦어질 경우 5%까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A씨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 후 지난 319일 진행한 RT-PCR 검사 결과 양성 판정 받아 입원 치료를 시작했다.
 
평소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 혈당을 관리한 A씨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입원 5개월 전 6.4%였지만 입원 당시 11.4%까지 올랐다.
 
A씨는 적절한 인슐린 치료 후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은 개선됐지만 호흡곤란과 방사선 소견이 악화돼 입원 4일째부터 기계환기를 시작하고 연속신부교체치료와 체외막산소화 등 집중 치료를 받았다.
 
입원 14일째에는 심전도의 심장효소 등을 기준으로 급성심근경색을 진단하고 경피 관상동맥간섭을 실시했으나 A씨는 호흡기 장애와 혈류역학적 불안정을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입원 16일 만에 숨졌다.
 
두 번째 환자 사례인 72세 여성 B씨는 3일간 호흡곤란 증세를 느껴 병원에 입원했는데 입원 전 진행한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 양성 판정받았다.
 
B씨는 입원 당시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을 앓고 있었지만 거식증으로 인해 경구혈당강하제(OHA) 복용을 중단한 상태였다.
 
입원 당시 B씨의 포도당 혈장 수치는 690mg/dL, 당화혈색소 12.6%였고 흉부 방사선 결과 양쪽 폐에서 폐렴 소견이 보여 B씨는 코로나19 확진과 고삼투압성 고혈당 증후군을 판정받았다.
 
인슐린 결핍과 수분 섭취 문제 등으로 발생하는 고삼투압성 고혈당 증후군은 삼투성 이뇨작용으로 탈수가 나타날 때 수분 섭취 장애까지 더해질 경우 체액 소실이 가속화돼 의식 소실까지 이어질 수 있는 응급 상황으로 일부 연구에서 사망률이 15%까지로 알려져 있다.
 
B씨는 항바이러스제, 인슐린 등으로 치료를 진행해 고혈당과 탈수증은 적절한 관리 후 개선됐지만 방사선 소견이 악화돼 입원 후 둘째 날부터 기계적 인공호흡을 시작, 15일 차에 기관절개술을 진행했다.
 
입원 33일 후 진행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B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인공호흡기 도움 없이 호흡이 힘들었다.
 
연구진은 다행히 한국에서 지난 10년간 고혈당 위기로 인한 당뇨병 환자 1000명당 입원율과 사망률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다만 코로나19는 지역사회에서 적절한 의료자원 사용을 제한하기 때문에 당뇨병,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는 코로나19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 적절하고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사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당뇨병 환자에게 급성 고혈당을 유발할 수 있고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만성질환의 악화로 인한 추가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필수 의료자원의 효과적인 분배를 위한 민첩한 정책과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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