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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청정지에서 최다 발생지 대구 '공포감'
[현지르포] 내원객 발길 끊긴 병원들 분위기 을씨년···선별진료소 검사 북적
[ 2020년 02월 22일 05시 44분 ]

폐쇄된 대구가톨릭대병원 선별진료소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산발적으로 발생하던 코로나19 불길은 곧 수그러들듯 했다. 정부는 오히려 과도한 공포를 우려했고, 일상 속 체감의 변화는 출퇴근 길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정도였다.
 

하지만 대구에서 일어난 작은 불씨 하나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코로나19 사태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수 십명, 많게는 100여 명씩 확진자가 증가했다.

코로나19라는 화마가 휩쓸고 간 병원들은 잇달아 응급실을 폐쇄했고, 정부는 대구와 경북 청도 지역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던 대구는 하루아침에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대구 현지 분위기는 '삭막함' 그 자체였다.

지난 20일 첫 의료인 감염자가 나온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은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병원 출입구는 대부분 폐쇄됐고, 확진자가 진료를 받았던 응급실과 선별진료소의 문도 굳게 닫혀있었다.
 

병원에 들어서자 직원들이 발열 체크를 했고, 문진표 작성을 요구했다. 여느 때처럼 문진표를 작성하려 하는데 다른 병원들의 문진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신천지.' 대구는 물론 전국을 패닉으로 몰아넣은 신천지 집단감염을 의식한 탓에 문진표에 신천지 교인이거나 신도 접촉 여부까지 확인하고 있었다.

병원 내부에는 소수 외래환자가 있긴 했지만 예상대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쓴채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있는 방문객 입에서 연신 오르내리는 단어 역시 '코로나'였다.
 

코로나19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대구가톨릭대병원 뿐만이 아니었다.
 
대구가톨릭병원에서 몇 걸음만 걸으면 닿을 위치에 있는 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아예 외래진료를 받지 않고 있었다. 근처 약국에서도 환자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약국은 확진자가 나온 후 하루 영업을 접고 자체적으로 업체를 불러 소독까지 했다.

마스크 미착용 손님의 출입을 금하고 있는 영남대병원 근처 약국

확진자가 발생해 응급실을 폐쇄한 영남대병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병원 초입에 위치한 약국에는 빨간 글씨로 크게 ‘마스크 미착용 출임금지’가 써붙여져 있었고 주변의 일부 카페들도 불이 꺼져 있었다.

병원 가는 길을 묻기 위해 말을 걸었던 한 중년 여성에게서는 어제 입원한 남편을 퇴원시키러 가는 길이라는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온만큼 집이 더 안전할 것”이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경북대병원도 환자가 급격히 감소한 모습이었다. 한 내원환자는 "수 차례 예약 취소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며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 중인 직원들에게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셔틀버스 정류장에서는 부착된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일부 환자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병원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이날부터 환자용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영남대병원과 경북대병원 두 곳의 응급실 모두 대구가톨릭대병원과 동일하게 여전히 폐쇄된 상태로 환자를 받고 있지 않았다.

선별의료소를 찾은 대구시민들과 텅 빈 서문시장

좀처럼 병원 근처에서 사람들을 찾기 어려웠지만 이런 와중에도 유일하게 사람들로 붐비는 곳은 선별진료소였다.
 

특히 대구의료원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시민들은 연이틀 지역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인지 평소라면 사소하게 넘겼을 증상에도 불안감을 느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반면, 평소 대구 시민들이 자주 찾는 서문시장은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열지 않아 을씨년스러웠다. 서문시장 바로 건너편에 이날 감염병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계명대대구동산병원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명대대구동산병원 역시 병원 분위기를 취재하기 위해 온 몇몇 언론사 기자와 병원 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인적을 찾기 힘들었고, 병원 입구에는 외래진료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적막을 깬 것은 폐쇄된 응급실로 들어온 여러 대의 구급차들이었다. 계명대대구동산병원이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지정됨에 따라 기존에 입원해 있던 일반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함이었다.

병원 내로 들어간 이송요원들은 10여분 뒤 다시 환자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환자를 실은 구급차가 떠난 뒤 병원은 다시 적막에 휩싸였다.

ms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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