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급종합병원 외래환자 편차 있고 노쇼율 증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교민격리 지역 의료기관 '급감'···영남권은 현상 유지
2020.02.18 06:0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박정연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높아진 불안감에 상급종합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위급한 상황에 처하거나 수개월 전부터 중요한 수술을 예약한 경우를 제외한 경증 외래환자들은 병원 방문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내원환자 감소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사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지역의 상급종합병원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전라도와 우한교민이 격리된 충청도 상급종합병원들은 외래 환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경상도와 같이 코로나19 이슈가 직접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환자수에 큰 영향이 없었다.

또 외래환자수 감소를 겪고 있는 병원들의 경우 사전에 연락 없이 진료를 보러 오지 않는 ‘노쇼환자’들까지 늘어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들 외래환자수 감소 추이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 10%정도 줄었다.
 
3명의 확진자가 격리 치료 중인 서울대학교병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1월 말 이후 전년 동기대비 약 15% 감소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전월 초 대비 2월 1일에서 10일까지 열흘 간 13%정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위 노쇼라고 불리는 예약부도율도 평소 7% 정도 수준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12%까지 치솟았다.
 
중앙대병원은 금년 1월 중순 대비 2월 초 외래환자수가 12.5% 감소했다. 예약부도율 또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이후로 8%에서 13%까지 증가했다.
 
경기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만큼 서울지역보다 환자수 감소가 적었다.
 
인하대병원에서는 1월 셋째주에 비해 2월 첫째주 외래환자수가 5.2% 줄었다.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 발표가 더뎌진 둘째주부터는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가톨릭인천성모병원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외래 방문 환자수가 10% 감소했고 현재 5% 예약부도율을 보이는 상황이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특히 노쇼 환자들이 크게 증가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평소 10% 가량이었던 예약부도율이 코로나 사태 직후 22%까지 올랐다. 현재도 18%에 이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일한 강원지역 상급종합병원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는 확진자 발생 루머로 외래환자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지역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병원 응급실에 의심환자가 방문한 사실이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가짜 뉴스가 확산된 바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관계자는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잘못된 뉴스로 외래환자수가 한 때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우한교민 격리 아산·진천...충청도 상급종합병원 큰 폭 감소
 
15일 퇴소가 예정된 우한교민들이 격리 중인 아산·진천 지역이 속한 충청권 상급종합병원들은 외래환자수가 타지역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충북도의 경우 의심환자(자가격리 8명, 능동감시 13명)가 21명 발생하면서 도민 불안감이 더욱 높아진 상태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은 외래환자수가 평균치에 비해 17% 감소했다. 예약부도율도 평소보다 10% 더 증가했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공고히 입지를 다진 소아응급의료센터 환자 수가 사태 전후로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을 걱정한 부모들의 우려감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단국대학교부속병원도 1월 평균 외래환자수에 비해 19% 가량 줄었다. 부도율도 1월 15%에서 2월 17%로 올랐다.
 
단국대병원 관계자는 "외래환자 감소에 비해 예약부도율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는데, 많은 환자들이 사전에 진료예약을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충남대학교병원도 환자가 반절 이상 줄어든 실정이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차량 입고현황과 원내 풍경을 봤을 때 외래환자는 평소보다 절반 수준으로 보인다"며 "특히 보호자들이 동반내원을 자제하고 있어 한산한 느낌이 더하다"고 설명했다.
 
지방 첫 확진자 발생 호남권... 전북 감소세-전남 혼란
 
수도권 이외 지역 중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호남권도 환자 감소세를 겪고 있다.
 
호남권 상급종합병원 중 외래환자수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8번 환자를 치료했던 원광대학교병원이다. 원광대병원의 외래환자는 1월 초에 비해 23% 감소했다. 예약부도율도 평소에 비해 10% 증가했다. 
 
전북 지역 거점병원인 전북대학교병원에서도 사태 전후로 외래환자가 약 8~9% 가량 줄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병원의 외래환자수가 지속적인 증가세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감소폭은 체감할 만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확진자가 발생한 전남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외래환자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22번째 확진자를 치료하고 있는 조선대학교병원은 외래환자수가 무려 15%에서 20% 줄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일평균 2000명 정도의 외래환자를 받았는데, 격리 치료를 시작한 이후 하루 1600~1700명의 외래 진료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16, 18번째 확진자가 입원한 전남대병원은 "코로나19 이후 병원이 혼란스러운 상태"라며 감소율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확진자가 발생한 광주시와가 아닌 전남 화순군에 위치한 화순전남대병원은 큰 감소세를 겪진 않았다.
 
코로나19 이슈에 한발 떨어져 있는 경상권...환자수 감소 크게 없어
 
경상권의 경우 수도권과 충청권 및 호남권과 달리 코로나19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다.
 
때문에 대부분의 경상지역 상급종합병원들은 "환자수가 30% 이상 떨어졌다는 다른 지역에 비해선 감소세가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방역체계를 갖추는데는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경상권 주요 도시인 대구와 부산 가운데서는 대구지역 병원들이 조금 더 감소세를 보였다.
 
경북 지역 거점병원인 대구 경북대학교병원은 코로나 사태가 전후 외래환자가 약 4% 줄었다. 칠곡경북대병원도 5% 정도의 감소율을 보였다. 칠곡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예약부도율의 경우 평소에 비해 10% 정도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구 성서로 이전하면서 병원 시설을 전격 리모델링한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의 경우 코로나 19 사태가 발발하기 전, 1월 초와 비교해 외래환자수가 약 10% 줄었다. 예약부도율은 평소 11%대에서 2% 증가한 13% 수준으로 나타났다.
 
영남대학교병원의 경우 전년 2월 중순에 비해 올해 2월 초 외래환자수는 약 8.9% 감소했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신규환자들의 발걸음이 특히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구가톨릭병원은 경상권 병원 중에서도 환자 감소세가 더욱 덜했다. 대구가톨릭병원의 1~2월 외래환자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13% 정도 늘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병원 관계자는 "경상권 병원 환자수들이 전체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도, 체감할 정도의 환자 감소가 있었다고 생각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경남권 병원들은 대구보다 감소세를 덜 체감하는 모습이었다. 고신대학교병원과 동아대학교병원은 모두 "외래환자수에 크게 변화가 있진 않았다"고 말했다. 

경상대학교병원은 "외래환자는 3.9% 정도 감소했으며, 예약부도율은 0.2%정도 미미하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고신대학교병원 관계자는 "예약부도율도 평소 3%정도 인데 사태 이후 이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대학교병원 관계자 또한 "외래환자수 추이는 비슷하다"며 "부산지역은 크게 영향을 받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대학교의 경우 8~9%정도 외래환자수가 줄었지만, 걱정했던 것에 비해 환자가 크게 줄진 않았다는 반응이다. 
 
부산대학교병원 관계자는 "부산지역은 확진자가 생기지 않아서 생각보다 영향이 큰 것 같지 않다"며 "코로나19사태 발발 이후 환자수 감소를 많이 우려했었는데 생각했던 수준만큼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양산부산대병원 관계자도 "사태 전후로 큰 차이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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