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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의료기기 생태계 수요자 넘어 핵심 관리자 돼야"
박건우 교수(고대안암병원 의료기기상생사업단장)
[ 2019년 09월 28일 06시 29분 ]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최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박건우 고대안암병원 의료기기상생사업단장에게 의료기기산업대상을 수상했다. 기업과 병원 상생을 통해 고대안암병원이 국산 의료기기를 선도 구매하는 프로세스를 제도화하면서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국제적 위상은 날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벽은 높은 것이 현실이다. 데일리메디는 최근 박건우 단장을 만나 의료기기업계와 병원의 상생 방안에 대한 박 단장 견해를 들어봤다.
 
Q. 의료기기산업대상 수상 소감으로 '의기투합'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했는데
 
산업통상자원부의 의료기기 오픈 플랫폼 국책사업을 성실히 수행하다보니 이런 큰 상을 받게 됐다. 병원이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생각과 태도를 바꾸고, 기업이 병원과 함께 하는 파트너가 되면서 병원-기업이 상생하는 플랫폼을 갖추고 싶었다. 그리고 공동연구개발 의료기기를 고대병원이 선도적으로 구매해 우리 기업들이 상급종합병원에 매출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 생태계가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힘썼다.
이 과정에서 기술력이 높은 기업들이 사용자인 의사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거나 병원과 의사의 도움을 받고 기업의 가치와 매출이 높아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병원과 의사를 멀리하게 되면서 서로 관계가 소원해 지는 경우를 종종 봤다. 때문에 의사(醫)와 기업(企), 의료(醫)와 기술(技), 의리(義)와 기운(氣) 등이 '의기투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Q. 국내 개발 의료장비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선호되지 않는다.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 의료산업계의 기술력이 높고 제품도 많은 것은 사실이다. 우선 작더라도 꾸준한 개발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제품을 개량했으면 한다. 특히 간단한 주사기, 붕대, 반창고 등 외국산 제품을 국내 우수한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 추후 병원의 모든 의료기기 제품이 국내산으로 교체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병원도 하나의 시스템이며, 병원에서 사용되는 많은 제품 의료기기들이 하나의 부품이라고 가정하자. 현재 한국의 일본 부품 산업 독립을 똑같이 적용하면, 병원의 국산화를 이루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사실 고대안암병원도 국내 의료장비 사용 비율이 10% 수준(국내평균 5%)에 그친다.
물론 의료진과 병원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개발과 품질 개선으로 고품질 및 사용자 친화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지만, 정책적으로도 제약바이오 산업발전을 위해 국내 의약품에 수가반영을 정책화 했던 것처럼 한시적으로 의료기기에도 이런 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Q. 의료인과 의료기기산업계가 공동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 여건은 
 
의료기기 산업 생태계에서 최종 수요자 역할만 해 온 의사에게 생태계 내에서 새로운 역할을 부여, 의사가 생태계를 가꾸는 핵심자로 거듭났으면 한다. 의료진과 함께 개발하는 문화와 절차가 필요하다. 해외 성공 클러스터에서는 의사가 개발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고 기획단계 부터 판매까지의 로드맵이 세워져 있는 상태에서 의료기기가 개발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친분이 있는 몇몇 의사들 자문 후 개발을 완성한 상태에서 다시 임상시험을 위해 의사를 만나는 등 개발 전반에 있어 의료진 참여도가 현저히 낮다. 의료기기 개발 전주기의 모든 과정에 최종 사용자인 의료진과 병원의 적극적이고 제도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Q. 정책적인 차원의 지원도 필요할까
 
앞서 말했듯 병원의 국산화를 이뤄야 한다. 아주 간단한 물건도 의료기기가 되면 기술시험인증, 인허가, 심평원의 보험코드를 부여받는 것이 어려워진다. 신기술 제품에 대해 의료현장에서 우선적으로 사용할 때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독과점을 이루고 있는 유통구조 헤게모니를 깰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Q. 의료기기상생사업단의 향후 계획은 
 
의료기기상생사업단을 고대안암병원 내에 센터로 정규 조직화해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의료산업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의료플랫폼상생센터’로 거듭날 것이다. 최근에는 고려대의료원 3개병원이 해외진출에 걸림돌인 인증을 지원하기 위해 비유럽권 최초로 국제의료기기 임상시험 ISO14155 실시기관 인증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의료기기산업발전을 위한 상생을 추구해나가겠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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