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의료원들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지역개발기금을 차입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의료원 200억원, 충주의료원 100억원, 천안의료원 107억원, 공주의료원 39억원, 홍성의료원 20억원, 강진의료원 66억원 등으로 부채에 의존하며 운영을 유지 중이다.
뿐만 아니라 특수목적공공병원들도 최근 5년 적자가 수천억원을 기록하는 등 구조적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지역거점공공병원 알리미 공시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35개 지방의료원·특수목적공공병원 재무 현황을 3일 공개했다. 조사 대상 시기는 2021년부터 2025년이다.
35개 지방의료원, 2025년 의료손실 5573억·자본총계 555억
우선 지방의료원은 의료손실과 자본잠식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방의료원 35개 기관 의료손실(영업손실)은 2021년 약 4702억원에서 2025년 약 5573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자본잠식 기관은 8곳에서 18곳으로 증가했다.
해당 기간 동안 자본총계는 4853억원에서 555억원으로 88.6% 급감했다. 반면 정부·지자체 지원은 5년간 46.8% 감소했다.
노조는 “자본총계 급감은 당기순손익이 2023년부터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이어지는 의료손실을 보전하던 정부지원금이 2021년 약 8032억원에서 2025년 약 1689억원으로 급감하면서 흑자였던 손익이 순손실로 전환됐고, 같은 기간 부채총계도 40.7% 늘어 자본잠식이 심화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운영 적자를 메우기 위해 지역개발기금 차입에 의존하는 상황도 확인된다. 일부 지방의료원은 수십~수백억 원 규모의 지역개발기금을 차입해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
노조 파악에 따르면 ▲청주의료원 200억원(은행 대출 19억원 별도) ▲충주의료원 100억원(2029년부터 지역개발기금 상환 예정) ▲천안의료원 107억원(은행 대출 60억원 별도) ▲공주의료원 39억원(은행 대출 6억원 별도) ▲홍성의료원 20억원 ▲강진의료원 66억원(누적) ▲속초의료원 20억원(2024년~2025년 임금체불 해소용으로 강원도가 발행) 등이다.
대한적십자사 산하 병원도 누적손실과 차입금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
적십자병원 6곳의 2025년 의료손실(영업손실)은 합계 약 667억원이며, 전체 누적손익은 959억원, 누적차입금은 1132억원 규모에 이른다. 6개 병원 중 4곳(상주·인천·통영·거창)이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NMC·암센터·원자력의학원 등 구조적 적자 지속…의사 충원 보훈병원 58%
국립중앙의료원(NMC)·국립암센터·원자력의학원 등 특수목적공공병원 역시 구조적 재정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최근 5년간 약 3431억원 규모의 진료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암센터는 진료(영업) 부문이 5년 연속 적자로, 2025년 영업손실이 약 563억원, 5년 누계로는 약 2401억원에 이른다.
한국원자력의학원·동남권원자력의학원 역시 진료(영업) 부문이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감염병 대응, 응급·중증·암 진료, 재난의료 등 공공적 기능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현행 보상체계 안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면서 구조적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병원은 응급·분만·중증·감염 분야를 중심으로 의사직 결원도 두드러진다.
의사직 충원율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보훈병원 58.0%, NMC 70.5%, 근로복지공단 병원 76.3%, 동남권원자력의학원 86.0%, 한국원자력의학원 86.9%, 암센터 88.7% 순이다.
노조는 “의사 확보 경쟁은 지방의료원 의사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실제 35개 지방의료원 봉직의 평균 연봉은 2021년 약 2억4500만원에서 2025년 약 3억300만원으로 24.8% 늘어났다”고 말했다.
“공공병원 운영 개편, 단순 규제 완화 아닌 특성·역할 반영”
최근 정부는 지역·필수·공공의료 실현을 위해 국립대병원 육성 방향과 함께 총정원·총인건비 규제 개선 및 기타공공기관 지정체계 개편 필요성을 공식 언급했다.
그러나 노조는 “공공병원 운영체계 개편은 단순한 규제 완화나 수익성 중심 운영 강화가 아니라 공공의료기관 특성과 역할에 맞는 재정·인력·운영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규제 완화의 성과가 특정 직역이나 시설·장비 투자 중심으로 편중되지 않고, 병원을 구성하는 전 직역의 처우 개선과 적정 인력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공공 배분 원칙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지방의료원·적십자병원 등 지역거점공공병원에 대해서는 국가 책임 강화와 함께 지자체의 안정적 재정 지원 책임도 명확히 강화돼야 한다”면서 “공공병원 구조적 재정 부담을 지역개발기금 차입이나 부채 방식으로 떠넘기는 현 구조로는 지역 공공의료 기반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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