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주요 대형병원 영향 촉각
보건의료노조, 16개 원청 병원 ‘집단교섭’ 요청…미화·시설·환자이송 등 주목
2026.03.20 05:22 댓글쓰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이 시행되면서 대형병원들이 간접고용 인력에 대한 ‘원청 사용자’ 인정 문제를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외주 인력을 폭넓게 활용하는 병원 구조상 법 적용 범위에 따라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3월 10일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은 실질적으로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원청도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병원 내 미화·시설·환자이송 등 업무는 외부 용역업체 소속 인력이 담당해 왔고, 병원은 계약 주체로서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변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형병원들은 이 같은 외주 구조를 기반으로 운영돼 왔다. 병동별 미화·시설관리 인력 배치와 감염관리 관련 작업 기준은 병원 운영과 맞물려 이뤄지지만, 형식상 고용은 용역업체가 담당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원청 책임 범위를 둘러싼 해석 차이가 이어져 왔다.


일례로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지난해 환경미화 용역업체 변경 과정에서 식사 제공 횟수 축소 문제가 불거지며, 해당 인력 처우를 둘러싼 갈등이 제기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 측은 병원을 실질적인 사용자로 보고 근로조건 변화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병원 내 간접고용 인력이 병동과 수술실, 중환자실 등 구역별로 배치되는 구조를 감안할 때, 향후 교섭범위가 단순 계약조건을 넘어 인력 운영 방식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기존 용역 계약 체계를 넘어선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7일 하청지부를 중심으로 원청 병원을 상대로 집단교섭을 신청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화의료원, 조선대병원, 성빈센트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등 약 16개 병원에 교섭 요구가 이뤄졌다.


곽경선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실제 현장에서는 미화·시설 등 간접고용 인력도 병동이나 수술실, 중환자실 등 구역별로 배치되고 업무 역시 병원 기준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계약 형태와 관계없이 실질적인 사용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 핵심 요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섭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노동위원회를 통해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받는 절차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4월 대의원대회에서 교섭 방침과 요구안을 확정한 뒤, 상황에 따라 7월 투쟁 일정도 계획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병원들은 전반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공문 접수 이후 절차가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적용 방식은 내부 검토가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단계에서 어떤 방향으로 대응할지 정리된 바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간접고용 인력을 둘러싼 교섭 구조에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병원 현장에서는 적용 범위와 방식에 대한 해석을 두고 적잖은 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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