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산병원 담도·췌장센터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췌장·담도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 15만례를 국내 처음으로 달성했다.
담석이 담관을 막아 생기는 급성담관염이나 췌장암·담도암·유두부암 등으로 담관이 막힌 경우 담관과 췌관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ERCP가 주로 시행된다.
ERCP는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해 담관과 췌관 출구인 십이지장 유두부를 통해 카테터를 삽입해 조영제를 주입한 뒤 담관과 췌관 구조와 병변을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 담관이나 췌관을 막고 있는 결석을 제거하거나 협착 확장, 스텐트 삽입 등의 치료를 함께 시행한다.
ERCP는 내시경만으로 진단과 치료를 한 번에 시행할 수 있어 외과적인 수술에 비해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위험이 적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수술 전(前) ERCP를 시행해 담도염, 췌장염 및 황달을 호전시키고 담관과 췌관의 해부학적 구조를 진단해 보다 정확하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다만 담관과 췌관은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와 위치적 특성 때문에 검진이 쉽지 않고 질환을 감별하기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위·대장내시경에 비해 ERCP를 시행하는 의료진 수 자체가 많지 않고, 의료진 전문성이나 숙련도에 따라 췌장염·출혈·천공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크게 좌우되는 고난도 시술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담도·췌장센터는 1989년 첫 ERCP를 시행한 이후 최근 15만례를 기록했다. 오랜 경험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한 해에만 8000건 이상 ERCP를 시행하고 있다. 그중 95% 이상이 치료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ERCP는 다른 내시경 시술과 달리 합병증 위험이 높다. 실제 ERCP 합병증 발생률을 보고한 전 세계 380개 연구, 200만명 이상 환자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ERCP 후 출혈은 1.5%, 천공은 0.5%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서울아산병원은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ERCP 시술 후 합병증 발생률을 출혈 0.6%, 천공 0.03%까지 낮췄다. 전 세계 대규모 연구와 비교하면 출혈은 60%, 천공은 94% 낮다.
서울아산병원에서 ERCP를 받는 환자 10명 중 9명이 고령이거나 중증·복합질환을 동반한 고난도 환자들임에도 우수한 치료 성적을 거둔 셈이다.
담석이 너무 크거나 담관 협착이 동반된 경우에는 ERCP로 치료가 어려울 수 있는데, 이때 담관 내부를 직접 내시경으로 관찰하면서 담석을 분쇄해 제거하는 경피경간 담도경 검사(PTCS)를 시행하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런 고난도 시술 역시 1만6000례 이상 시행했다.
박도현 서울아산병원 담도·췌장센터장(소화기내과 교수)은 "ERCP는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담관과 췌관을 직접 다루는 만큼 풍부한 임상 경험과 시술 중 발생하는 상황에 따른 대응 능력이 중요한 시술"이라며 "앞으로도 췌장·담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고 안전한 시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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