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치료 관건 '섬유아세포 아형' 구분 성공
서울아산 김준기·전은성 교수 연구팀, 무표지 라만 분광 기술 활용법 개발
2026.01.17 06:25 댓글쓰기




(왼쪽부터)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 간담도췌외과 전은성 교수, 융합의학과 조민주 박사수료생·고은영 연구원.


췌장암은 종양을 둘러싼 미세환경, 특히 섬유아세포가 치료 반응과 재발에 큰 영향을 미쳐 아형 구분이 중요한 과제로 제기돼 왔다.


이에 국내 연구진이 무표지 라만 분광 기술을 활용해서 이들 섬유아세포 아형을 정밀하게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와 간담도췌외과 전은성 교수, 융합의학과 조민주 박사수료생·고은영 연구원은 췌장암 미세환경을 구성하는 정상 세포인 성상세포와 이로부터 분화된 염증성 섬유아세포, 근섬유모세포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이들은 형광 표지나 염색 없이 라만 분광 현미경과 인공지능(AI) 기반 판별 알고리즘을 활용해 각 세포 아형이 가진 성분을 정량적으로 분석해냈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시 이미 전이가 진행된 경우가 많고, 기존 영상 검사와 종양표지자 중심 진단으로는 종양 미세환경 변화를 반영하거나 치료 반응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치료 반응과 재발에 영향을 미치는 섬유아세포 아형 등 종양 미세환경을 함께 평가하는 정밀 진단 기술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우선 공간 전사체 분석을 통해 사람 췌장암 조직에 존재하는 암 관련 섬유아세포(CAF)의 아형인 염증성 섬유아세포(iCAF)와 근섬유모세포(myCAF)가 서로 다른 위치에 분포하는 점을 관찰했다. 


또한 염증성 섬유아세포는 염증 지질 대사 관련 유전자를, 근섬유모세포는 콜라겐과 세포외기질 관련 유전자가 두드러지게 발견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동일한 사람의 췌장 성상세포에서 염증성 섬유아세포와 근섬유모세포를 분화시킨 후 라만 분광 기술을 이용, 각 아형 세포에서 스펙트럼을 추출했다. 


주성분 분석 및 부분 최소 제곱 판별 분석 등의 머신러닝 기법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학습시켜 두 아형 세포 간 화학 지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콜라겐과 단백질을 반영하는 라만 스펙트럼과 지질 신호가 두드러지는 라만 스펙트럼 영역에서 두 아형 세포 간 뚜렷한 차이가 관찰됐다. 인공지능 분류 알고리즘은 99% 높은 정확도로 두 세포를 구별해냈다.


김준기 교수는 “기존에는 세포 아형을 구별할 때 형광 항체 염색과 같이 세포 침습적인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연구는 무표지 라만 분광 기술과 인공지능 분석만으로 세포 내 화학적 지문을 읽고 섬유아세포의 아형을 매우 높은 정확도로 구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조직 생검이나 세포 배양 과정에서 무표지 라만 분광 기술을 적용해 종양 미세환경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치료 전략을 세우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은성 교수도 “이번에 구축한 라만 인공지능 기반의 섬유아세포 아형 분석은 앞으로 수술 전후 환자별로 섬유아세포 특성을 평가하고 항암 표적 면역치료 조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연구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서울아산병원 생명과학연구원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화학·생명·의학 분야 학술지 ‘생체재료 연구’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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