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에서 발생하는 환자 학대와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행정처분 근거를 마련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의원(국민의힘)은 최근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등 요양기관 내 발생하는 학대 및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해 7월 울산의 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 입원 환자가 다른 환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병원에서는 2022년 1월에도 환자 간 폭행치사 사건이 발생한 바 있어, 유사한 사고가 일정 기간을 두고 반복됐다는 점이 확인됐다.
그러나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에는 요양기관이 입원환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소홀히 해 폭행을 방조하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경우에도 제재할 수 있는 행정처분 근거가 부재한 실정이다.
요양기관 종사자 등이 환자에게 폭행 등 학대를 가한 경우에도 행정적 제재가 어려워 해당 기관이 국가 지원금을 받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김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노인학대 사건이 발생한 92개 요양병원 중 행정처분이 내려진 사례는 한 건도 없었으며, 오히려 이들 기관에 총 66억원 규모의 질지원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도 올해 2월 '심평원 정기감사 보고서'를 통해 요양병원에서 학대가 발생한 경우 이를 행정처분과 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 의원 역시 지난 10월 심평원 국정감사에서 같은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으나, 현재까지 보건복지부와 심평원 차원의 제재 근거나 평가 조정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요양기관 종사자 등이 환자에게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성폭력 또는 성희롱 등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보호, 치료 및 간호를 소홀히 하여 환자 건강 또는 안전에 해를 끼치는 행위 등을 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해당 요양기관에 대해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심평원이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 요양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실질적으로 강화토록 했다.
김 의원은 “현행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장기요양기관에서 폭행·상해·방임 등이 발생할 경우 지정 취소나 업무정지 등 처분이 가능하도록 명확한 근거를 두고 있다"며 "환자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요양병원 등 요양기관에서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역시 위법행위로 행정처분을 받은 사항이 병원 평가등급 하향이나 지원금 지급 대상 제외 등으로 연계되도록 관련 규정을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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